정부가 연간 40억 달러에 이르는 유학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교육 관련 규제들을 풀기로 했다. 국제고나 자립형 사립고 등 국내 유명 학교들이 방학기간에 어학캠프를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해 학생들이 해외로 단기 어학연수를 떠나는 것을 잡기로 했다. 또 국내 교육법인과 해외 교육법인간 합작 법인 설립을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를 통해 우수한 해외 교육기관을 유치, 국내에서도 국제화된 교육서비스를 제공해 해외 유학수요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등 관계부처는 이 같은 내용의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13일 발표했다.
◆ 제주 국제학교, 민족사관학교에서도 방학 어학캠프 …학교 자율 운영권 확대
국내 유명 학교들이 방학 중에 어학캠프를 여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지금은 국내 학생들이 재학중인 학교 이외의 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경우 학원법상 학원으로 등록된 기관에서만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제주 국제학교가 지난해와 올해 재학생 외 학생 1100여명을 대상으로 영어캠프를 운영하자 일선 교육청에서 이를 학원법 위반이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국가나 지자체 교육청과 해당 학교가 협정약정(MOU)을 맺을 경우 방학 중 단기 어학캠프를 열 수 있게 된다. 학생들이 방학기간을 이용해 외국 교육기관들이 세운 국제학교나 외국어고등학교, 국제고등학교와 같은 특수목적교, 민족사관학교나 상산고 등 자율형사립고,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외국인학교 등 유명 학교들이 여는 영어캠프에 다닐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이들 학교가 과도하게 비용을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교육 당국에 적절한 기준을 만들고, 너무 많은 학교들이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해당 지자체나 교육청이 시설이나 교사 여건 등을 감안해 지정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해외 단기 어학연수에 대한 대체효과를 통해 유학비 지출을 줄이고 방학 중 해외연수에 따른 안전, 생활지도, 과도한 비용 등의 문제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다니는 외국인 학교에 대한 규제들도 완화된다. 지금까지는 외국 국적을 가진 학생이 부모와 동반하지 않고 단독으로 입국한 경우 외국인 학교 입학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이를 허용해 주기로 했다. 현재 이 같은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정부는 단독 입국 외국 학생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경우 아시아권 학생의 유학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외국인 학교가 체육시설이나 강당 등 부속시설을 확장할 때는 국가나 지자체 재산만이 아닌 민간 재산도 임차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기로 했다.
◆ 합작법인 허용 등 규제 풀어 우수 외국교육기관 유치
우수한 외국 교육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규제 완화도 추진된다. 우선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교육기관 설립 시 외국학교법인과 국내학교법인간의 합작 설립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외국학교법인만 외국 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었다. 또 국내기관이 외국교육기관의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기로 했다.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이 함께 대학을 세우고 공동 학위과정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외국 교육기관 특별법 개정안을 내년 상반기 중에 제출하기로 했다.
제주 국제학교의 배당도 허용된다.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는 국제학교의 잉여금은 학교설립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토록 규정돼 있어 본교로의 배당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제주 국제학교의 경우 주체가 비영리법인이 아닌 영리법인인 점을 감안해 결산상 잉여금의 배당을 허용해 주기로 했다. 다만 과도한 배당을 막기 위해 순이익의 일정비율을 채무상환적립금 및 학교발전직립금으로 유보하고 부채비율 등 일정 재무비율을 충족할 경우에만 배당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만들기로 했다. 또 배당으로 인해 등록금이 과도하게 인상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이처럼 각종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상당 부분 법을 고쳐야 한다. 단독 입국 외국 학교에 대한 규제를 풀기 위해서는 초중등교육법을, 국내 학교법인과 해외 학교법인간의 합작 법인 설립을 위해서는 외국 교육기관 특별법을, 제주 국제학교의 배당을 허용하기 위해서는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을 고쳐야 하는 식이다. 문제는 법안들이 국회에서 쉽게 통과될 수 있을지다. 제주 국제학교 배당의 경우에는 벌써부터 특혜 시비와 함께 과도한 배당으로 학교 재무나 등록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