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년 역사의 GM은 10일(현지 시각) 차기 CEO(최고경영자)에 여성인 메리 바라(Barra·51) 글로벌 상품개발·구매담당 부사장을 선택했다. 이 회사 CEO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바라 신임 사장은 마지막 남은 '금녀(禁女)의 영역'으로 꼽히는 자동차 업계에서 유리천장을 깨고 CEO까지 오른 최초의 여성이기도 하다. 그녀는 내년 1월 15일 취임한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 북서쪽의 워터퍼드에서 태어난 바라 사장은 평생을 GM에서 일해온 전형적인 'GM 사람'이다. 아버지도 39년간 GM 폰티액 공장에서 선반 제조공으로 일했다.
그녀는 고교를 졸업한 1980년 18세의 나이에 GM인스티튜트(현 케터링대학교) 산학협동 과정에 '학생 인턴'으로 들어가 6개월간 현장 실무 경험을 쌓으며 GM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회사를 다니며 전기공학 학사 학위를 받았고, GM펠로십 프로그램을 이용해 스탠퍼드대 MBA(경영학석사)를 수료한 직후인 1990년 GM에 정식으로 입사했다.
바라 사장은 통상 여직원에게는 맡기지 않는 궂은일을 도맡으면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1990년대 중반 GM의 중국시장 진출 프로젝트를 담당했고,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사측 간의 의사소통 창구 역할을 맡기도 했다.
2009년 GM이 파산한 이후에는 구매 단가를 낮추고, 장기 부진에 빠진 유럽 오펠을 구조조정하는 등 '해결사'가 필요한 자리에 두루 배치돼 경영 능력을 시험받았다.
그녀를 차기 CEO로 지목한 댄 애커슨 현 CEO는 "그녀는 회사에서 자랐고, 늘 현장에서 일했으며, 가장 복잡한 업무인 글로벌 상품개발 담당을 훌륭히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포천지는 그녀 앞에 놓인 가장 큰 장애물로 도요타나 폴크스바겐 같은 경쟁사가 아닌 GM 내부의 보수주의자들을 꼽았다. 영웅적인 남성 경영자를 숭배하는 문화가 아직 남아 있는 곳에서 바라 사장이 얼마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