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대우건설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아프리카의 북부 모로코에서 1320㎿급 규모의 석탄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공사를 맡게 된 것이다. 모로코 사피(Safi) 지역에서 남쪽으로 약 15㎞ 떨어진 해안에 짓는 사피 민자발전소의 총 공사비는 17억7300만달러. 대우건설이 1976년 해외시장에 진출한 이후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이다.

200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국내 건설업계에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아프리카. 2013년 현재에도 대부분의 건설사가 진출하지 않은 모로코에서 대우건설이 이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었던 비결은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동 붐이 한창이던 1970년대 말 대우건설은 아프리카 대륙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중동에 치우쳐 있던 해외 건설 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에서도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리비아와 나이지리아를 전략 지역으로 정하고 신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특히 리비아는 한반도의 8배인 국토(176만㎢) 대부분이 사막이지만, 북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산유국인 데다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어 발전 가능성이 풍부하다고 판단했다. 대우건설은 1978년 1억달러 규모의 가리우니스 의과대학 신축 공사를 처음 수주한 데 이어 다음 해 리비아 사막 한복판에 짓는 우조비행장 건설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탈리아 건설업체가 공사하다 포기하고 떠나버린 험난한 공사였다. 한낮 온도가 40~50도를 오르내리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야영생활을 하면서 700㎞ 길이 공사용 도로를 깔고, 우물까지 파서 공사를 끝냈다. 이 공사로 당시 리비아 지도자였던 카다피의 신임을 얻은 대우건설은 이후 주택·병원·호텔·도로·플랜트·항만 등 114억달러 규모 공사 200여건을 '싹쓸이' 수주했다.

대우건설이 알제리에서 공사를 벌이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모니아·비료 생산 공장 모습.

리비아에서 출발한 대우건설의 아프리카 수주 지도(地圖)는 나이지리아, 알제리, 모로코까지 넓어졌다. 대우건설은 1982년에 진출한 나이지리아에서 지금까지 총 60억달러(52건) 규모 공사를 수행했다. 우물 건설 공사(1889만달러)로 시작된 나이지리아에서의 대우건설 입지는 최근 코손채널 가스 플랜트, 나이지리아 가스 플랜트 공사 등 대규모 발전·석유 플랜트 공사를 맡을 정도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00년 이후 연평균 5% 이상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알제리에서는 지난해 6월 수도 알제의 중심을 관통하는 5억달러짜리 하천 복원 사업을 맡았다. 엘하라시 하천의 하구부터 18㎞ 구간을 복원하는 이 사업은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하천 복원 기술을 해외에 수출한 프로젝트다.

대우건설은 열사(熱砂)의 땅에 쏟아부은 땀과 열정으로 아프리카에서만 지금까지 총 255억달러 규모 공사를 맡았다. 1976년 남미의 에콰도르 도로공사를 시작으로 세계 44개국에서 수행한 총 공사 413억달러의 절반이 넘고 국내 건설사들이 아프리카에서 수주한 공사비(721억달러)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대우건설 박영식 사장은 "리비아·나이지리아 등 북아프리카뿐 아니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등 아프리카 대륙의 가능성을 찾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