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은 고용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도 몸집을 급속히 불려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는 반면, 중견·중소기업들은 고용은 크게 늘렸지만 매출이 쪼그라들면서 생산성이 갈수록 악화되는 악순환 고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견·중소기업의 1인당 매출액은 10대 그룹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양극화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11일 기업경영성과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국내 10대 그룹과 통계청이 최근 전수 조사한 1만2010개 법인 간 매출 및 고용 동향을 비교 분석한 결과 10대 그룹의1인당 매출은 10억6000만원에서 12억800만원으로 14% 증가했다. 반면 통계청이 조사한 근로자 50명 이상, 자본금 3억원 이상 비금융 기업 1만2010곳의 1인당 매출은 같은 기간 7.5% 감소했다. 10대 그룹을 제외한 중견·중소기업만 따질 경우 1인당 매출은 19% 줄어들어 격차는 더 커졌다.
절대액수 면에서도 지난해 말 기준 중견·중소기업의 1인당 매출은 10대 그룹의 절반에 그쳤다. 이처럼 대·중소기업 간 1인당 매출 증가율 격차가 큰 것은 10대 그룹은 고용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몸집은 급속히 불린 반면 중견·중소기업은 고용을 크게 늘렸지만 매출은 쪼그라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근로자 50명 이상, 자본금 3억원 이상 비금융 기업 1만2010곳의 2012년 총 매출은 2745조원이었고, 고용 근로자 수는 365만5000명이었다. 이는 2008년 2525조원, 311만명에 비해 매출은 8.7%, 근로자 수는 17.5% 늘어나면서 1인당 매출이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10대 그룹을 제외할 경우 매출은 1854조원에서 1682조원으로 9.3% 줄고, 고용 인원은 248만명에서 278만명으로 12% 늘었다.
반면 2008년 매출 671조원·고용 인원 63만명이던 10대 그룹은 2012년 매출은 1063조원으로 58.4% 늘었지만 고용은 88만명으로 39% 느는데 그쳐 1인당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그룹별로는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포스코, 삼성, 롯데 등 5개 그룹의 1인당 매출은 증가했고 한화, 한진, LG, GS, SK 등 5개 그룹은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1인당 매출이 2008년 7억9000만원에서 지난해 말 14억9000만원으로 89.7% 증가해 1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매출은 28조원에서 61조원으로 119% 늘어난 반면 고용은 3만5000명에서 4만1000명으로 15.4% 늘어난 데 따른 효과다.
현대차는 1인당 매출이 8억원에서 11억원으로 39% 늘어나 2위를 기록했고, 3위는 14억8000만원에서 19억5000만원으로 31.4% 늘어난 포스코였다. 9억3000만원에서 11억8000만원으로 26.3% 늘어난 삼성이 4위를, 5위 롯데는 7.9% 증가율을 기록한 롯데가 5위였다. 반면 SK는 1인당 매출이 28억6000만원에서 20억3000만원으로 29% 줄어 감소율 1위를 기록했고, 이어 GS(-14.5%) → LG(-9.8%) → 한진(-5.5%) → 한화(-1.0%)의 순이었다.
10대 그룹의 대표 기업 가운데 1인당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삼성전자로 82.9%를 기록했다. 이어 GS칼텍스 35%, 현대차 25%, 현대중공업 13.8%, SK텔레콤 10.4%, 포스코 10.1%, 롯데쇼핑이 3.1%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LG전자와 한화, 대한항공은 각각 –32.9%, -11.5%, -7.4%로 1인당 매출이 되레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