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기업 실적에 따라 배당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배당주는 연말에 반짝인기를 누리는 게 보통인데, 올해는 배당주가 연중 내내 인기를 끌었다.
일반 주식형 펀드에선 내내 돈이 빠져나갔지만, 배당주 펀드로는 새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배당주 펀드의 인기 요인에 대해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배당주 투자가 일상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이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좋은 것도 배당주 펀드가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올 들어 배당주 펀드에 8000억 몰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총 8조1547억원의 자금이 순유출(유입액보다 유출액이 많은 것)됐다. 증시가 2000선 안팎에서 등락하면서 펀드 투자자들이 환매 행진에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기간 배당주 펀드엔 자금이 8073억원 순유입됐다. 연초 후 17.3%로 배당주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신영밸류고배당 펀드'에만 9110억원이 몰렸다. '베어링 고배당 펀드'와 '삼성 배당주 장기 펀드'에도 각각 508억원과 265억원이 순유입됐다.
배당주 펀드는 배당 수익률이 높은 기업에 투자해 주식 매매 차익과 배당 수익을 동시에 노리는 펀드다. 배당주는 배당락일(주주 배당을 받는 권리가 사라지는 기준 날짜) 직전까지 주식을 보유하면 기업의 배당 정책에 따라 배당을 받을 수 있다.
기존 보유자가 배당락일에 주식을 팔면 배당을 받을 수 있지만, 배당락일에 주식을 새로 사는 사람은 배당을 받지 못한다. 올해 12월 결산법인의 배당락일은 오는 27일이고 배당을 받으려면 26일까지 주식을 사야 한다.
배당주 펀드는 통상 배당 여력이 있을 정도로 현금 흐름이 안정적인 기업에 투자한다. 따라서 증시 대세 상승기에는 수출주 등의 대형 성장주에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보다 인기가 덜한 편이다.
이제까지 배당주 펀드는 배당락일 2~3개월 전쯤 '반짝 투자' 자금이 유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3월부터 10개월 연속 배당주 펀드로 자금이 유입될 정도로 배당주 투자가 일상화됐고 연말 막판까지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는 배당주 펀드가 연초 이후 지난 7일까지 수익률이 7.93%로 일반 주식형 펀드(0.32%)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외국인 매수 행진으로 대형 성장주가 '반짝 상승'을 기록했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끊기고 증시가 2000선에서 등락하는 박스권에 갇히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난 상황이다. 박인희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2팀장은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한 방'을 노리는 투자보다는 중위험·중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주 투자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 펀드 연말 이후도 유효"
그렇다면 배당락 이후에도 배당주 투자가 유효할까. 전문가들은 배당락 이후엔 저가 매수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증시가 박스권을 지속하는 상황에서는 배당주 투자가 성장주 투자보다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부활하거나 증시에 개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대세상승장이 되면 대형 성장주를 공격적으로 사고파는 액티브 펀드가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백혜진 삼성증권 투자컨설팅 팀장은 "대세장이 나타나려면 단기간에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든지, 개인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야 한다"며 "기존 배당주 투자자라면 내년 초까지는 계속 투자하면서 성장주 펀드로 갈아탈지 여부를 생각해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