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수익성에 비상이 걸린 금융권에서 희망퇴직과 지점 통폐합 등 인력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증권업계가 일찌감치 명예퇴직과 지점 축소에 돌입했고 올들어서는 은행·보험·카드사들이 인력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 보험·카드·은행 희망퇴직 잇따라…은행·증권 지점통폐합

은행권에서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지난 2011년 800여명의 직원을 대거 구조조정한 이후 2년만에 희망퇴직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6일 한국SC은행 임금단체협상에는 노동조합의 제안으로 희망퇴직안이 상정됐다.

우리은행은 만 55세 직원들을 대상으로 내년 초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내년 1월 만 55세인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의 명예퇴직 신청을 접수한다. 평년에는 30~40명 수준이었지만 베이비부머 세대인 1959년생 대상자는 80~90명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재 16개인 리테일영업본부를 15개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지점 25곳을 줄이고 3곳을 신설해 지점 수를 총 22개 줄인 결과 상대적으로 영업본부가 많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은 내년 1월 위치가 가까운 지점들을 통폐합해 지점수를 55개 줄이고 필요할 경우엔 추가로 정리할 계획이다.

생명보험사 1위업체인 삼성생명은 지난달 '전직 지원 프로그램' 신청을 받았다. 삼성생명를 떠나 보험대리점 창업·보험교육업 등을 할 경우 1년치 연봉과 추가 지원금 등을 주는 조건이다. 알리안츠생명은 2003년 이후 10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고, 하나생명은 지난 10월까지 전체 직원의 25%에 해당하는 51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최근 65명을 구조조정했다.

카드시장 점유율 1위인 신한카드는 3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4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최근 노조와 보상 조건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 전체 정규직 정규직 2800여명 중 100~150명 수준에서 희망퇴직이 이뤄질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9월 말 이후 전체 1695개였던 지점 수가 올 9월 말 1509개로 줄었고 전체 증권사들의 인력도 1800여명 가까이 구조조정된 상태다. 최근 한화투자증권이 직원들을 상대로 인력 구조조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고, 유진투자증권·SK증권·신한금융투자 등이 지점 통폐합·희망퇴직 등을 진행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 금융권 전반적 '수익 비상'.."구조조정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올해 누적(1~9월)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7조5000억원)보다 40% 넘게 줄어든 4조4000억원에 불과하다. 은행의 수익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자산 대비 이자이익 비율)은 지난 9월 말 1.81%로 미국발(發)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2분기 말 기준·1.72%)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보험사도 성적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전체 보험사의 올 상반기(4~9월) 순이익은 2조87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감소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9월 기준으로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수정운용자산이익률(총자산 규모를 감안한 운용자산이익률)은 5.3%로 보험가입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평균이율(5.3%)과 같은 상황이다. 보험료를 받아 운용해도 적자를 보는 역마진선상에 온 것이다.

국내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4~9월) 누적 순이익은 251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9월·6745억원)보다 62.6% 감소했다. 전체 62개 증권사 중 절반에 가까운 26곳이 적자를 보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저금리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금융사의 실적 부진 문제는 경제성장률 하락과 경기 침체로 인한 (금융사의)자산수익률 저하 등 거시적 경제 순환과 맞물려 있어 단기적으로는 개선하기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 인력 축소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