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의 경기 회복세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아직 경제 전반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KDI는 5일 '경제동향 12월호'에서 10월 산업생산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내수도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광공업 및 서비스업 생산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출하도 내수와 수출 모두 증가로 전환돼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것이다. 민간소비의 경우 관련된 주요 지표들이 개선되면서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고 소비자심리지수도 소폭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설비투자는 설비투자지수가 증가로 전환됐고,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도 전년 동월 대비 74.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개선되는 상황이다. 건설투자도 건설기성이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그동안 저조했던 건설수주도 큰 폭의 증가로 전환했다.

KDI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기준을 상회하는 가운데 국내기계수주와 건설수주 등 주요 선행지표가 개선되면서 향후에도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KDI는 수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돼 있고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고 있어 아직 경제 전반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0.2% 느는데 그쳐 증가율이 전월(7.2%)보다 크게 둔화됐다. 정보통신(IT) 제품과 자동차 및 부품 수출 증가율이 전월에 비해 크게 둔화된 탓이다.

10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1로 지난해 4월(100) 이후 18개월 연속으로 기준점을 하회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계절조정)도 실적치와 전망치가 각각 전월대비 3포인트, 4포인트 하락한 80, 82를 기록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주요 선진국이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정책 관련 위험이 여전히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는 선진국의 완만한 실물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겠지만 신흥시장국의 성장세는 당초 예상보다 크게 둔화될 것으로 주요 기관들이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KDI가 국내경제전망 전문가 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 우리나라 경제는 3.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8월에 내놓은 전망치와 비교해서는 변화가 없었다. 내년도 수출은 연간 6% 중반의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보다 높은 2% 중반대로 예상했다. 또 다수의 응답자들이 내년도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된 후 한 차례 정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