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프렌치 카페믹스 누보.

남양유업이 카제인 나트륨에 이어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라는 점을 강조하며 신제품 ‘프렌치카페 커피믹스 누보’ 홍보에 나서면서 커피믹스 시장에 갑논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2일 커피믹스의 용해성을 높이기 위해 크리머에 첨가해 온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를 시장에 내놨다.

식품첨가물인 인산염은 인·나트륨·칼륨 등이 결합한 물질로 식품에서 산도 조절용으로 콜라·햄·소시지·라면·커피믹스 등에 폭넓게 쓰인다.

남양유업은 인산염을 과잉 섭취해 체내 칼슘 함량과 불균형을 이룰 경우 골다공증 등의 질환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이에 대해 커피믹스 시장의 최대 경쟁자인 동서식품을 비롯해 대다수 커피믹스 업체가 커피믹스에 인산염을 사용하는 점을 겨냥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최대의 점유율을 차지한 동서식품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동서식품은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할 때 노이즈 마케팅으로 재미를 본 남양유업이 신제품을 내놓고 같은 노이즈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동서식품은 커피믹스 시장에서 60% 가량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 과거 남양유업은 카제인나트륨이 아기에게 매우 유익한 영양성분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나중에 카제인나트륨을 집어넣지 않아 몸에 좋은 커피믹스라는 점을 홍보하면서 커피믹스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했다.

남양유업은 1991년 파스퇴르가 남양유업의 분유 제품에 양잿물을 사용해 만든 카제인 성분이 들어있다고 주장하자, 독일 정부기관의 공식 문서를 공개하며 카제인 나트륨은 아기에게 매우 유익한 영양 성분이라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남양유업은 그러나 지난해에는 돌연 입장을 바꿔 카페믹스 프렌치카페 커피믹스가 카제인 나트륨을 뺀 몸 좋은 커피라는 점을 홍보 콘셉트로 내세웠다. 그 결과 커피시장에서 남양유업의 시장점유율은 제품 출시 1년만에 20%가량으로 상승했다.

동서식품은 남양유업이 그동안 인산염을 넣은 커피믹스를 생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커피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과거 발언과 배치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남양유업은 자사가 생산하는 분유는 물론 우유와 치즈 등 유제품에 인산염이 다량 함유돼 있다. 지난달 인산염 관련 논란이 일자, 남양유업 측에서도 인산염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인산염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이미 식약처를 비롯해 학계에서도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남양유업이 애들에게는 문제가 안 되고 어른한테만 문제가 된다는 식의 홍보를 통해 소비자의 불안을 조장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남양유업은 한 발짝 물러서는 분위기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어린이의 경우 분유를 통해 칼슘과 함께 인산염을 섭취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인산염 과다 섭취로 골다공증 발병 우려가 있는 성인 소비자의 건강을 위해 커피믹스에서 인산염을 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