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유통경로는 1970~1990년 방문판매가 주류를 이뤘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전자상거래 부문이 지속적으로 확대됐으며 2005년 이후 본격화된 미샤·더페이스샵 등의 브랜드숍이 성장했다. 동시에 홈쇼핑, 할인점, 온라인 쇼핑몰 등의 새로운 유통채널이 등장했다.

그렇다면 아주 오래전에는 화장품이 어떻게 유통됐을까. 조선시대에는 화장품이 당시 종로통에 있는 일종의 백화점인 '육주비전'이라는 곳에서 주로 구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골 같은 경우에는 화장품을 취급하는 가게가 있긴 했지만,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았다. 숙종 때(1617년~1720년대)는 화장품만을 취급하는 방물장수를 일컬어 '매분구(買粉嫗)'라 불렀다. 매분구는 화장품과 화장도구 등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전달했는데, 당시 여성들의 외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이들은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전해주는 반가운 존재이기도 했다.

왼쪽은 초창기 아모레 방문판매원. 오른쪽 위는1960년대 아모레 미용사원들. 판매원을 지원하기 위해 화장법을 알려주는 사원을 따로 뒀다. 오른쪽 아래는 1960년대 미용강좌

방문판매가 화장품 유통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1962년 쥬리아 화장품이 방문판매로 급성장을 보이자 한국화장품, 태평양, 피어리스 등이 방문판매 조직을 갖추기 시작했다.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 또한 1964년 방문 판매 제도를 도입했다. 1980년대 초반에는 전체 화장품 유통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20여년간 방문판매는 황금기를 보냈다. LG생활건강의 경우에는 2002년 4월부터 방문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방문판매가 유독 국내에서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정(情)을 중심으로 학연, 지연, 혈연 등의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가치를 크게 두는 성향이 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장품을 접할 수 있는 채널이 2000년대 들어 홈쇼핑, 할인점,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다변화되고 접근성이 용이해짐에 따라 방문판매 채널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국내 방문판매 채널은 현재 국내 화장품 시장의 20% 정도를 구성한고 있다.

다만 업체들은 방문판매의 주 고객층과 신(新) 유통채널을 이용하는 젊은 층이 일치하지는 않아 앞으로도 방문판매 채널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재편하고 있다. 또한 방문판매 채널도 화장품뿐만이 아니라 건강식품, 미용기기 등으로 다변화 시키고 있다.

방문판매에 변화를 주는 동시에 화장품 업체들은 신채널에도 집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또한 성장하고 있는 면세점과 디지털 채널에는 지속적으로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자체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아모레퍼시픽몰을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디지털 채널(인터넷,자사몰, 홈쇼핑, 모바일)의 경우 현재 성장세를 기록하며 2013년 매출액 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회사 측은 이를 2020년까지 매출액 2조5000억원으로 키울 예정이다. 실제로 올 3분기까지 누계로 아모레퍼시픽의 온라인과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9%, 26% 증가하며 매출 비중에서 각각 8.8%, 10.1%를 차지했다.

LG생활건강도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온라인쇼핑몰 사이트인 '뷰티앤써'를 오픈해 온라인 화장품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LG생활건강의 고급 화장품 브랜드인 오휘, 후, 숨, 빌리프, 다비, 까쉐, 프로스틴과 뿐만 아니라 타사 브랜드도 판매한다.

온라인 사업은 유통 마진을 소비자와 회사가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온라인 채널은 영업마진이 현재 방문판매 채널과 비슷하거나 높다는 이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