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약세가 심화되면서 100엔당 원화 환율이 1030원대까지 하락했다.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소폭 상승했으나(원화가치 하락),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의 상승폭이 더 컸던(엔화가치 하락) 영향으로 엔화 대비 원화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0.4원 오른 1061.5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지난 26일 하락한 후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반면 엔ㆍ달러 환율은 27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전날대비 0.88엔 오른 102.16엔으로 마감했다. 엔ㆍ달러 환율이 102엔을 넘어선 것은 지난 5월29일 이후 처음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보합에 가까웠고 엔ㆍ달러 환율은 크게 오르면서 원ㆍ엔 환율은 오후 3시 현재 전일대비 5.02원 떨어진 1038.65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이전 저점인 2008년 9월12일의 1032.2원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됐다.

밤사이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불거지자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미 노동부는 27일(현지시각) 지난주(23일 마감)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1만건 감소한 31만6000건(계절 조정 연율)으로 2달만에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미시건대학교와 톰슨로이터가 발표한 11월 미국 소비자 심리지수 확정치는 75.1을 기록, 전문가 예상(73.5)을 웃돌았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2.9원 오른 1064원으로 출발했다(원화가치 하락). 이후 수출업체의 월말 네고물량(달러매도)이 유입되면서 환율은 상승폭을 점차 줄였다. 이날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10월 경상수지가 95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것도 환율 하락요인으로 작용해 결국 환율은 전일대비 소폭(0.4원) 오른 채 마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날은 미국 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원ㆍ달러 환율도 소폭 상승했으나, 앞으로는 대기 네고물량도 많고 경상흑자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환율 하락이 예상된다"며 "연말까지는 외환당국이 1050원선에서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보지만 내년 초까지 환율이 1000원 초반까지도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ㆍ엔 환율이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96포인트(0.84%) 오른 2045.77을 기록했다.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오후 3시47분 현재 전날보다 0.01엔 상승한 102.18엔, 유로화 환율은 0.0009달러 상승한 1.3582달러를 기록 중이다.(엔화 가치 하락, 유로화 가치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