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현대자동차의 신형 제네시스 출시 행사에 정홍원 국무총리가 등장했다. 업종을 막론하고 민간 기업의 신제품 출시장에 총리급 정부 인사가 발걸음을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정 총리는 "우리 자동차 산업의 신기원을 연 현대차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지구촌을 누비는 우리 자동차는 대한민국의 얼굴"이라고 축사했다. 국내 유일의 토종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를 '국민 기업'으로 대우한 것이다.
현대차그룹도 스스로를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라 자처하고, 우리나라 국가 브랜드 높이기에 나섰다. 국내외 임직원에게는 철저한 역사관을 심어주는 다양한 교육을 시작하는 한편, 해외 고객에게도 한국 문화를 체험할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정몽구 회장은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차를 판다면 이는 곧 대한민국의 문화도 같이 파는 것이고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역사 교육의 일거양득 효과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다.
우선 현대차는 올 한 해 한국을 찾은 해외 딜러와 AS 담당 직원 5000여명, 해외 우수 고객 4000여명, 해외 기자단과 오피니언 리더 1000여명 등 총 1만여명에게 한국 문화·역사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국내 공장과 연구소를 둘러보러 온 외빈에게도 서울·경주·제주도 등을 탐방할 기회를 줬다. 지난해에는 한림출판사와 공동으로 한국 문화와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국·영문 병기 홍보도서 '인사이드 코리아'를 발간하고, 이 책을 해외 주재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직원들에게는 9월부터 강도 높은 역사의식 함양 교육이 시작됐다. 해외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을 비롯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가 강사로 나서는 '역사 콘서트' 강의를 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한국사 5회, 세계사 5회 등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는 역사 콘서트는 역사적 사실 단편을 공부하는 차원이 아니라,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실용적이고 사회과학적인 접근 방법을 배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예술 분야에 대규모 장기 후원도 시작했다. 지난 7일 현대·기아차는 한국 현대미술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써달라며 국립현대미술관에 10년간 12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후원을 통해 글로벌 예술 한류를 주도할 차세대 예술가를 양성하고, 문화와 산업의 이종(異種) 교류를 통해 혁신적이고 감성적 제품 개발을 위한 창의 인프라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기프트카(Gift Car) 캠페인'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업종 전문성을 살린 참신한 시도라는 평가 속에 일반인의 뜨거운 호응을 받아왔다. 자동차가 필요한 사회 취약 계층이 각자의 사연을 써서 캠페인 홈페이지에 올리면, 이를 본 일반인들이 격려의 댓글 등을 달아 응원하고, 회사가 이들 중 매달 몇 명을 선정해 실제 차를 선물해주는 것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이 캠페인은 매년 6월부터 신청 접수를 시작해 12월 초까지 최종 신청을 받고,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매월 8~10명을 선발해 자동차를 선물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대가 늘어난 총 50대의 기프트카가 선물 될 예정이다. 다문화 가정과 북한 이탈 주민 등 자립 기반과 정보가 부족한 취약 계층에 일정 수량을 배정했다.
기프트카 주인공으로 선정되면 현대 포터나 기아 봉고, 현대 스타렉스, 기아 레이 중에 창업에 가장 적합한 차종을 지원받게 되며, 차량 등록에 필요한 세금과 보험료도 최대 250만원까지 현대차그룹이 부담한다. 또 500만원 상당의 창업 자금을 대주고, 창업자금 저리 대출과 마케팅 조언 등 성공 창업을 위한 종합적인 프로그램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