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실·비리 사건이 잇따른 국민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특별검사가 진행되면서 본점 직원이 횡령한 국민주택채권 위조금액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큰 액수인 100억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은행 도쿄지점 관계자들이 부당대출액으로 국내 상품권을 구입한 금액도 알려진 것보다 많은 5000만원 수준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내부 자체조사와 금감원의 특별조사 과정에서 본점 신탁기금본부 직원들이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해 시장에 내다 파는 수법으로 횡령한 금액이 100억원에 육박한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당초 국민은행 측은 사건을 주도한 본점 직원 A의 구두진술에 의거해 횡령금액이 90억원 규모라고 밝혔으나 국민은행 감사부와 금감원의 특별조사 결과 이를 훌쩍 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국민은행은 본점 신탁기금본부 직원과 영업점 직원 2명을 소멸시효가 임박한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하는 수법으로 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현재 국민은행은 해당 직원을 대기발령한 상태이며 검찰과 금융당국에서 본점을 조사하고 있다.

사건에 연루된 직원 숫자도 당초 알려진 2~3명 수준보다 확대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현재 직원 40여명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고작 2~3명이 100억원에 달하는 횡령을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해 영업점에서 현금으로 교환하기 위해서는 중간에 이를 전달해줄 교환책이 필요한데 여기에 추가로 관계된 사람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외에 국민은행 도쿄지점 직원들이 거액의 부당대출로 국내 상품권 구입에 사용한 금액도 5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도쿄지점 비자금 중 5000만원 이상이 국내 상품권 구입에 쓰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정확한 용처는 검찰이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도쿄지점은 2008년부터 5년간 20개 이상의 우리나라 기업 현지 법인에 대출 가능 한도를 초과해 최소 1700억원 이상을 부당하게 대출하면서 커미션(commission)을 받아 2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최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게 내부 통제시스템을 강화할 것을 당부한 데 이어 전직 임원에 대한 성과급 문제에 대해서도 관여할 의사를 내비쳤다. 부실 경영에 따른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당시 경영을 총괄했던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에게 거액의 성과급이 지급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민은행 이사회의 평가보상위원회는 지난달 8일 지난 6월 퇴직한 민병덕 전 은행장에게 5억원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 전 회장에 대한 성과급은 이달 중순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도쿄지점, BCC 사건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영진에 대한 성과급 지급 여부는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국민은행은 현재 검사가 이뤄지고 있는 건에 대해 전·현직 경영진의 책임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그때 성과급 지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