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임금부담이 커진 대기업이 그 부담을 중소기업에 전가할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김동선(48) 중소기업연구원 원장은 22일 통상임금 범위 확대 시 중소기업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보수(報酬)를 말한다. 대법원은 통상임금 범위에 상여금·성과급 같은 보너스가 들어가는지를 놓고 다음달 전원합의체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보너스가 통상임금에 들어가면 퇴직급 지급 액수가 늘어나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

다음은 김 원장과 일문일답.

-통상임금 문제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 문제는 왜 발생한 건가.
"통상임금 문제는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항목에 대한 법원판결과 고용노동부의 행정지침이 달라서 생긴 문제다. 고용노동부는 그동안 행정지침을 통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이나 수당 등은 통상임금 범위에서 제외해 왔다. 하지만 법원이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이라는 3가지 법리상의 요건에 따라 이들을 범위에 포함하는 결정을 잇달아 내리면서 혼란이 커졌다."

-재계가 기본급 인상 대신 각종 수당을 신설하는 식으로 임금 구조를 왜곡해 통상임금 논란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리 있다. 기본급은 통상임금에 포함되므로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회피하기 위해 각종 수당을 만들었다.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의 요건에서 벗어나는 변동적 성과급을 체계적으로 도입하는 노력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통상임금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그동안 노사간에 관행적으로 인정돼 온 통상임금 범위를 법리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해서 소급해 확대하는 것은 사회적 약속을 깨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사회적 약속을 깬 결과가 노조가 조직된 대기업과 공공기관 근로자에게만 일방적으로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이다. 대법원 판결은 기존의 사회적 약속을 인정하면서 향후 유사한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애매한 조항을 명확히 하고 고정적 성격의 상여금을 기본급에 포함하든지 아니면 변동적 성과급 체계로 바꾸는 등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식으로 가야 한다."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중소기업에는 어떤 파장이 예상되나.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그동안 받지 못했던 임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이 이어져 노사관계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임금부담이 커진 대기업이 그 부담을 중소기업에 전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중소기업의 추가 비용 부담은 얼마나 되나.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추계를 보면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중소기업은 지난 3년 소급분과 앞으로 1년 증가분 포함해 14조3000억원가량 노동비를 일시에 부담해야 한다. 이후 매년 3조4000억원가량 추가 지급해야 한다. 소송이 이어지고 임금체계는 개편되지 않는다는 조건 하의 추산액이므로 실제로는 이보다는 작을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