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나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며 상황에 따라 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자산배분펀드의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자산배분펀드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꾸준한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지만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커서 '이름값'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펀드 수익률 천차만별

19일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자료를 의뢰해 자산배분펀드의 올 들어 수익률을 조사해본 결과, 국내의 경우 '신영마라톤분할적립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A'가 10.0%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화좋은주식압축순환분할매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종류A'(5.8%), '트러스톤공모주알파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C클래스'(2.2%), 'KTB액티브자산배분형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_A'(2.0%)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동부스마트초이스-순환분할매수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Class A'는 올 들어 수익률이 -11.0%로 저조했고 '우리A2성장산업분할매수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도 -10.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2.1%)보다 낮다. 자산배분펀드 내에서도 높은 수익을 낸 펀드와 그렇지 않은 펀드 간의 수익률 격차가 20%포인트 이상 난 셈이다.

해외 자산배분펀드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미래에셋인사이트증권자투자신탁 1(주식혼합)종류A'는 올 들어 18.7%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미래에셋FlexibleEmerging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재간접형) 종류C-s'는 -5.3%에 그치고 있다.

펀드 간 수익률이 들쑥날쑥하다 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국내 자산배분펀드의 올 초 설정액은 9020억원이었지만 18일 기준으로 584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운용전략과 자산배분 점검해야"

현재 출시된 자산배분펀드의 대부분은 주가 흐름 등을 지켜본 뒤 주식 편입 비중을 조절하는 분할매수 유형이다. 대다수의 분할매수펀드는 시간이 흐를수록 주식 편입 비중을 끌어올린다. 그만큼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수익률이 저조한 자산배분펀드를 보면 주식 비중을 50%에서 시작해 많게는 90%까지 끌어올려 일반 주식 성장형 펀드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이 펀드들의 경우 편입한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수익률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자산배분펀드라도 운용 전략이나 편입 자산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자산배분펀드 가입 전에 해당 펀드의 투자 자산 편입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투자 이후에도 성과 달성을 위해 사전에 정해진 전략과 규칙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적극적 자산 배분하는 스윙펀드도

자산배분펀드는 투자 대상에 구애받지 않고 주식, 채권, 금, 원자재 등의 투자 비중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자산배분펀드로 분류되는 대다수의 펀드는 주식혼합형으로 기본적으로 주식 편입 비중을 50% 이상 유지해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작년 8월부터는 기존 자산배분펀드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자산을 배분할 수 있는 '스윙펀드'가 나왔다. 주식 및 혼합자산에 대한 투자비율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비율 조정형'과 투자비율이 고정된 '비율 고정형'이 있다.

현대자산운용은 올해 2월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25~75%까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현대다이나믹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혼합-파생형]종류A'를 내놨다. 이 펀드의 설정 후 수익률은 -2.5%로 아직까지 부진하다. 자산운용업계 1호 스윙펀드로 작년 9월 설정된 '슈로더아시안에셋인컴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종류A'는 설정 후 7.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자산배분펀드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되 상황에 맞춰 자산별 투자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상품이다. '비율 조정형'과 '비율 고정형' 2종류로 나뉘며 '스윙펀드'라고 불리는 비율 조정형은 각각의 자산 편입 비중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비율 고정형은 미리 정해진 비율에 따라 투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