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일본 도쿄에서 고속버스로 약 세 시간쯤 달려 도착한 사이타마현의 요리이시(市). 이 곳에는 혼다자동차의 요리이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공장에 들어서자 용접공정 구간에서 수백대의 로봇들이 연신 불꽃을 튀기며 차체에 강판을 빠르게 붙이고 있었다. 수십명의 직원들은 공장 내부를 바쁘게 오가며 공정 과정을 점검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요리이 공장에서 직원이 차체에 부품을 결합하는 모습.

대다수 직원들의 나이는 대체로 젊어보였다. 취재진을 안내하는 공정별 책임자와 내부의 사무실 안에서 업무를 보는 직원들은 30~40대로 보였지만 공장에서 직접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은 대부분 20대에서 많아야 30대 초반 정도로 보였다. 직원들이 공장 휴게실에서 휴식을 즐기기 위해 작업모를 벗자 드러난 노랗게 염색한 머리가 그들의 나이를 짐작케 했다.

직원들의 정년을 보장하는 일본의 공장에서 유독 젊은 직원들의 비중이 많아 보인다고 이야기하자 공장 관계자는 "정확한 직원들의 연령대는 잘 모르지만, 이 공장은 문을 연 지 얼마되지 않아 새롭게 채용한 젊은 인력이 다른 공장에 비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 1964년 이후 49년만에 일본 내 대규모 공장 설립약 2200명 고용창출

혼다 요리이공장은 지난 2010년 착공을 시작한 지 3년만인 올해 7월 문을 열었다. 혼다는 지난 1990년 자국 안에 스포츠카 모델인 'NSX'의 전용공장을 세우긴 했지만 연간 수십만대의 대규모 생산기지를 세우는 것은 1964년 사야마 공장을 지은 이후 49년만에 처음이다.

요리이 공장 전경.

요리이 공장의 규모는 총 95만㎡로 사야마 공장의 약 2.5배, 도쿄돔의 약 4.7배에 해당한다. 혼다의 주력 소형차 모델인 '피트(FIT)'는 요리이 공장에서 연간 약 25만대, 하루 평균 약 1050대의 차량이 만들어지고 있다.

혼다 관계자는 "대규모 시설에 최신식 공정까지 갖추고 있어 인근 사야마 공장과 오가와 공장에 비해 생산되는 차량의 대수가 훨씬 많다"며 "일본 내 100만대 내수 생산을 위한 주요 거점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요리이 공장이 최근 주목을 받고 이유는 탁월한 고용창출 효과 때문이다. 요리이 공장에서는 약 22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는 혼다는 물론 다른 일본 내 자동차 생산공장 가운데서도 많은 규모에 해당한다. 특히 지난 2011년 3월 일본 도호쿠지역의 대지진 이후 인근 지역의 경기도 위축돼 왔지만 최근 요리이 공장이 문을 연 이후 고용이 늘면서 지역경제까지 점차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국내 공장 설립은 중단하고 해외로만 나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10여년간 '해외 현지생산 현지판매'에 초점을 맞춰 국내에 새 공장 설립은 전면 중단하고 미국·중국·인도·유럽 등 해외 공장 신설과 확대에만 나서왔다. 그 결과 해외 현지 채용 인력은 급격히 증가한 반면, 국내에서 고용창출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 최첨단 기술 적용해 비용절감·에너지효율 강화친환경 측면도 고려

혼다 관계자는 "올해 문을 연 공장답게 요리이 공장은 다양한 최신식 생산시설을 갖춰 기존 공장보다 에너지효율과 비용절감 측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그 동안 혼다의 일본 생산 거점 역할을 했던 사야마 공장에 비해 대부분의 공정에서 약 30~40% 정도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장 관계자가 요리이 공장의 GW(General Welding) 공정의 작업 원리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용접과 조립, 도장 등 다양한 공정 과정에서 특히 눈에 띈 부분은 로봇을 이용해 부품을 차체에 조립하는 '스마트 GW(General Welding)' 공정이었다.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은색의 차체가 정해진 위치에 도착하면 10대의 로봇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부품을 조립했다.

사야마 공장의 경우 GW 공정은 로봇이 좌우 양 쪽에 위치해 각 8대씩 총 16대의 로봇이 조립을 담당했지만 스마트 GW 공정은 앞, 뒤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장 관계자는 "기존 시스템은 2개 프로세스에서 16대의 로봇이 사용되지만 스마트 GW는 1개 프로세스에서 사용 로봇 수도 10대로 줄어 효율성이 38%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대형 프레스 기계를 이용해 단순히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던 프레스 헤밍(Press Hemming·차체 외판과 내판을 접합하는 공정) 작업을 작은 범용 롤러 장치 여러 대를 통해 입체적으로 붙이는 기술도 요리이 공장이 선 보인 최신 생산방식 중 하나로 꼽힌다.

대규모 자연림을 조성해 녹지의 비중을 높인 점도 요리이 공장이 가진 특징 중 하나다. 혼다 관계자는 "요리이 공장의 녹지면적은 약 26만7000㎡로 전체 공장 면적의 약 27.3%에 달한다"며 "자연림과 조경림도 각각 2만1000그루, 2만3000그루가 심어져 근무환경 역시 쾌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