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5일 대한전선(001440)의 신용등급을 기존 'BB+'(안정적)에서 'B+'(부정적)로 세 단계 낮췄습니다. 대한전선이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돼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는데요, 자본잠식이란 무엇을 말할까요?
자본잠식은 손실이 누적돼 회사잉여금이 바닥나고 원래 가지고 있던 자본금마저 깎아먹은 상태를 말합니다. 자본잠식 상태를 확인하고 싶을 때는 재무제표 중 재무상태표의 자본 항목을 살펴보면 됩니다. 자본총계 항목과 자본금 항목을 비교해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작다면 잠식된 상태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대한전선이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올해 9월 30일 기준 연결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자본금은 2628억4171만원 규모였지만 자본총계는 3294억2099만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결손금이 크게 늘면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상태를 기록했는데 이와 같은 경우는 완전자본잠식(자본전액잠식) 상태라고 부릅니다. 여기에서 자본금은 액면가와 상장 주식 수를 곱한 값을 말하는데요, 주식회사를 설립할 때 기반이 되는 금액을 의미합니다. 자본총계는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결손금 등을 합산한 자기자본을 말합니다. 따라서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작다는 의미는 회사의 결손금이 늘었거나 잉여금 부문에서 손실이 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자본잠식률도 구할 수 있습니다. 자본금에서 자본총계를 뺀 다음, 이 값을 자본금으로 나누고 100을 곱해 백분율을 구하면 됩니다. 가령 5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가 영업을 못해 30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면 자본총계는 2000만원입니다. 이때 이 기업의 자본잠식률은 60%가 되겠죠. 만약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면 마이너스 부분이 자본금 항목의 100% 미만일 경우 부분자본잠식, 100% 이상이 되면 완전자본잠식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자본잠식 가능성이 클 경우 상장폐지 관리 종목으로 지정하고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종속회사가 있다면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자본금의 50% 이상이 잠식됐을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합니다. 자본금이 전액 잠식되거나 자본금의 50% 이상 잠식된 상태가 2년 동안 지속될 경우 상장폐지됩니다.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면 회사는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많은 상장 기업들이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려 하는데요, 그 방법 중 하나로 많은 기업이 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줄이고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가령 자본금 100억원의 회사가 적자를 지속해 이익잉여금 부문에서 50억원 손실을 냈다면 자본총계는 50억원으로 집계돼 자본잠식 상태로 판명납니다. 이 때 자본금을 절반으로 줄이는 감자를 실시하면 자본금은 50억원이 되고 발생한 차익 50억원으로 결손금을 처분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죠.
이 외에도 기업이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값을 과거 기준이 아닌 현재 기준으로 재평가해 자산을 늘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자본금을 늘려 자본총계를 플러스 상태로 돌려 놓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들은 장부 상의 수치만 바꾼 것일 뿐이지, 기업에 성장동력이 생겨 자본잠식을 탈피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재무구조가 안정된 기업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자본금과 자본총계의 동향을 살핀 후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큰 지를 확인합니다. 또 이익잉여금을 살펴 기업 이익이 꾸준히 발생했는지를 봅니다. 만약 일시적으로 손실이 생겼다면 그 요인을 분석해 회생가능성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