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산업의 미래를 열기 위해 기술의 융복합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이달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3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에서는 융합 의료의 현재와 미래가 제시됐다.
정지훈 명지병원 IT(정보기술)융합연구소장은 이날 융합이 창조하는 헬스케어 산업의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첫 번째 발표를 했다. 좌장은 이동모 차의과학대 대학발전 부총장이 맡아 진행했다. 패널로는 김종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장, 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장, 박태현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이 참여했다.
정 소장은 "미래 융합의료에서 가장 중요한 트렌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200여명의 보건의료와 정보통신전자 산업계 참석자들은 현장투표 시스템을 이용해 '의료의 개인별 맞춤화(Personalized Medicine)'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외 보기 중에서는 모바일을 활용한 엠-헬스(m-health),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한 텔레메디신(Telemedicine), 디지털 헬스를 적용한 병원(Digital Health in Hospital) 순으로 득표가 이어졌다.
정 소장은 포브스와 에릭 토퍼 등을 인용해 "최근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헬스가 이슈"라며 "여러 융합의료 형태 중에서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모바일을 활용한 헬스 분야가 가장 빨리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그동안 규제와 시장 문제로 상품화가 어려웠던 텔레메디신 분야도 첨단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진료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컨대 환자가 직접 의사가 있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대형유통마트 등에 설치된 부스인 '헬스 스팟'에 들어가 원격으로 진료를 받는 것이다.
정 소장은 "응급과 수술에는 지금의 병원 체계가 유지되겠지만 운동과 다이어트 등 건강관리 시장이 커지면서 진료실과 병실의 개념도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의 혁신을 논의할 때 비용, 품질, 접근성 중에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 제대로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정책과 산업이 추진돼야 실질적인 의료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소장의 발표가 끝나자 패널 참석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철희 병원장은 "산업계는 병원과 융합을 원하지만 영리 법인이 허용이 되지 않아 병원에 자본이 투자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며 "정부의 지나친 규제가 보건의료산업을 망치고 있다"며 "보건부를 따로 만들든 복지와 보건 담당 차관을 각각 두는 방안도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동모 부총장도 "첨단 기술이 의료에 활용돼야 하지만 법적 규제가 너무 많아 활용이 어렵다"며 "사회 여론이 합의해 법령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장은 의료 융합에 필요한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물었다.
이에 김종대 소장은 "치료보다는 진단과 예방 쪽에서 찾아야 한다"며 "나이키에서 운동량을 측정하는 팔찌를 개발하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관리해주는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박태현 원장은 "바이오 분야에서는 특히 나노기술과 IT가 결합해 DNA(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연구가 발전하고 있다"며 "곧 100달러 정도로 개인이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받고 질병을 예측하고 치료 받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대 소장은 "언제 어디서나 건강관리를 해주는 유헬스케어가 더 발전하려면 기술 표준화로 호환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유헬스케어 산업이 고령화 시대에 개인의 삶을 향상시키고 막대한 의료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대기업, 중소기업 등이 협력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상생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철희 병원장은 "지금은 의료 빅데이터가 잔뜩 쌓여만 있는 상황"이라며 "의료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인에게 100%에 가까운 맞춤형 의료를 제공하고 불필요한 의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장은 이어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관리를 해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지금까지의 의료 융합은 다른 사람들이 했던 것을 섞어 놓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며 "이제는 이용자들이 진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사회에 영향력을 미칠 진짜 가치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 과학기술 연구에 치중하지 말고 상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획 단계부터 염두해야 한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