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시간 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업과 공공 부문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필수 과제 중 하나다.

삼성그룹은 하루에 4시간이나 6시간 근무하는 시간 선택제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 내년 초 6000명을 뽑을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20개 계열사의 120개 직무 분야에서 시간제 일자리가 새로 생기게 된다.

회사별로는 삼성전자 2700명, 삼성디스플레이 700명, 삼성중공업·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 각각 400명 등이다. 직무별로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등의 개발을 담당하는 개발 지원 분야 1400명, 시장 조사나 교육 운영 지원 등을 맡는 사무 지원 분야 1800명, 사업장 환경 안전 업무 등을 수행하는 환경안전 분야 1300명, 보육교사·간호사·통역사 등이 근무하는 특수직무 분야 500명 등이다. 이인용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은 "개인·가정 생활과 직장 생활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한 계층을 집중 선발할 예정"이라면서 "시간 선택제 일자리 도입으로 인력 다양성을 확대해 조직의 창의성을 높이고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 4대 보험 가입에 성과급도 지급

삼성은 결혼과 육아 때문에 직장 경력이 끊긴 후 재취업을 원하는 여성을 시간제 근로자로 집중 채용할 방침이다. 또 은퇴 이후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55세 이상 중·장년층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기로 했다.

삼성은 이달 18일부터 홈페이지(www.samsung.co.kr)에서 시간제 근로 지원서를 접수하고, 다음 달 서류전형과 내년 1월 회사별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합격자는 내년 2월부터 근무하게 된다. 시간제 근로자는 개인 여건에 따라 하루 4시간 또는 6시간 근무하게 된다. 회사와 협의해 오전과 오후 중 근무 시간대를 선택할 수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시간제 근로자는 근무 시간 외 잔업이나 초과근무는 없을 것"이라며 "직무 특성에 따라선 재택(在宅) 근무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간제 근로자는 4대 보험(국민연금·의료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PS(초과이익분배금)·PI(생산성 격려금) 등 성과급도 지급받는다. 삼성은 시간제 근로자를 일단 2년 계약직으로 뽑은 뒤 일정 수준의 업무 능력을 갖춘 근로자에 대해서는 지속 고용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간제 근로자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임금을 받게 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삼성은 "직무 특성과 계열사별 임금 테이블이 다 다르기 때문에 급여 수준을 일괄적으로 설명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LG·한화그룹도 시간제 정규직 채용

LG그룹도 이날 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LG하우시스·LG생활건강 등 10여개 계열사가 시간제 근로자 500여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무는 번역, 심리상담, 간호사, 개발 지원, 생산 지원, 사무 지원, 콜센터 상담직 등이다. LG는 시간제 근로자에게 4대 보험 보장 혜택을 제공한다. 복리 후생 혜택과 고정급, 상여금, 성과급 등은 모두 근로시간에 비례해 지급된다. LG는 이달 26일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시간 선택제 일자리 채용 박람회'에서 시간제 근로자 원서 접수와 현장 면접을 진행한다.

한화그룹도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리조트·한화손해보험 등이 연말까지 경력 단절 여성과 퇴직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시간제 근로자 15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각 계열사 별 채용 인원은 확정되지 않았다.

채용 직군은 계산 전문직(한화갤러리아), 고객 상담(한화손해보험), 식음·서비스(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리조트) 등이다.

롯데그룹·신세계그룹은 이미 이번 주 들어 시간제 근로자 채용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롯데는 내년 상반기까지 2000명을, 신세계그룹은 연말까지 1000명을 시간제 근로자로 채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