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성 미나(게임캐릭터) 뽑으려고 160만원 썼는데 안나오네요."
CJ E&M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인기 모바일게임 '몬스터 길들이기'의 공식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글 중 하나다. 게임에 등장하는 특정캐릭터를 얻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해 뽑기에 참여했지만 돈도 잃고 원하는 캐릭터도 못 얻었다는 얘기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모바일게임의 수익모델로 '뽑기'가 일반적이 되면서 원하는 아이템(캐릭터)를 얻기 위해 지나친 과금을 하게 되는 이용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행성 요소가 짙은데도 불구하고 별다른 제재가 없다는 지적이다.
29일 기준 안드로이드 게임부문 매출순위 1위, 2위를 기록중인 CJ E&M 넷마블의 몬스터 길들이기와 모두의 마블, 3위인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6위인 위메이드의 윈드러너를 비롯해 카드게임인 퍼즐앤드래곤, 밀리언아서 등은 모두 '뽑기' 시스템을 적용한 게임이다.
이런 게임들은 게임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뽑기와 같은 확률게임을 해야한다. 또 공짜로 주어지는 숫자 이상의 뽑기를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많이 들이거나 아니면 돈을 써야 한다. 고급 게임아이템은 게임을 '잘' 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고급 아이템을 가진 이용자와, 그렇지 않은 이용자는 게임을 진행하는데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부 게임에서는 게임 진행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뽑기를 유도하고, 뽑기를 하기 위한 과금 금액도 높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 게임은 1만원을 결제해도 3번만 뽑을 수 있어서 여러번 뽑기를 시도하면 금새 많은 금액이 과금된다. 또 아이템을 뽑을 수 있는 확률이 공개되지 않아 게임회사가 확률을 임의로 조작할 수 있고, 이용자는 이를 모른채 계속 과금할 수 있다. 최근 A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아이템 레벨을 높일 수 있는 확률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게다가 모바일게임은 최대 월 50만원으로 결제한도를 제한하는 온라인게임과는 달리 결제한도에 제한이 없다. T스토어 등 통신사 마켓 중심이었던 예전 휴대폰 환경에서는 결제 한도에 제한이 있었지만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 해외마켓의 경우 결제한도에 제한을 둘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뽑기 게임 이용자 카페에는 수백만원을 아이템을 뽑는데 썼다는 하소연 글도 종종 올라온다.
해외에서는 뽑기의 문제점을 인식해 게임사들이 자체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소비자청이 소셜게임에서 콤푸가챠를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그리 등 소셜게임회사는 자사게임에서 콤푸가챠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콤푸가챠란 가챠(뽑기)를 통해 얻은 아이템를 모아 조합해 더욱 희소성이 높은 아이템을 얻는 구조를 말한다. 게임업체에서는 과금 단가를 높이기 위해 콤푸가챠를 도입했는데 어린이들이 이로 인해 지나치게 많은 과금을 하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 중국에서도 리그오브레전드가 명절을 맞아 실시한 이벤트인 '폭죽뽑기'가 사행성 논란이 휩싸이면서 중단됐다.
그러나 게임물등급위원회(게등위) 등에서는 뽑기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규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게등위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인식하지만 규제를 하기 위한 근거가 없다"며 "최근 A게임의 뽑기가 문제가 있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모니터링을 했는데 문제삼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게임을 진행하는데 꼭 결제를 할 필요가 없고 이용자가 더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 뽑기를 선택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뽑기가 사행성이 되지 않는 조건은 뽑기를 시도했을때 '꽝'이 없고 뽑기에 들인 금액 이상의 아이템이 제공되는 방식일 경우다. 이 관계자는 "과거 온라인게임의 확률형아이템에 대해 조사를 시도한 적이 있는데 대부분의 업체가 확률을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게임을 주관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이 활성화된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웹보드처럼 사회적인 문제제기가 아직 많지 않은데다, 게임산업 규제에 대한 사회적인 반발이 큰 상황이어서 정부에서 선제적으로 나서 규제하기 쉽지 않다"며 "게임사들이 자율적으로 정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