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사물 인터넷 월드 포럼

네덜란드의 벤처기업 스팍트(Sparked)는 젖소의 귀에 생체 신호를 분석하는 무선 센서를 달았다. 젖소가 아프거나 임신을 하면 센서가 이를 감지하고 목장주의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목장주는 센서를 통해 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가축의 상태를 효율적으로 파악하고 빠르게 대처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사물과 사물 간에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 받는 사물 인터넷(IoT·the Internet of Things)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사물인터넷(IoT)이란 사물과 사물이 인터넷망으로 연결되어 정보(데이터)를 서로 교환하고 활용하는 것을 통칭하는 말이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은 올해 8월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을 공식으로 등재하고 "일상 생활의 사물들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되는 인터넷의 발달 단계"라고 정의했다.

IT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4년 가장 주목해야할 10대 기술 중 하나로 사물인터넷을 꼽으면서 2030년까지 300억개의 사물들이 인터넷과 연결되고 관련 시장 규모가 1조9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태블릿, 입는 컴퓨터 등 모바일 기기 간에 연결하는 것이 사물 인터넷의 초기 모습이라면, 앞으로는 집, 자동차, 건물, 그리고 도시 전체까지 하나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시스코는 2030년까지 500억개의 사물들이 서로 연결될 것이라고 예상, 사물 인터넷의 가능성을 가트너보다 더 크게 보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125억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0~20년만에 사물 인터넷 시장이 400% 확대돼, 초고속 성장세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기존에 인터넷이 사람과 사람 간의 통신을 가능하게 한다면 사물인터넷은 사물과 사물 간의 통신을 가능하게 한다. 사물에 부착된 센서나 칩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모은 뒤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물과 주고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정보를 모으는 센서와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네트워크와 반도체, 정보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정보를 분석하는 분석 솔루션, 애플리케이션, 정보 보안을 담당하는 솔루션 등 수많은 정보통신기술(ICT)업체들이 사물 인터넷을 차세대 경쟁의 장(場)으로 보고 있다. 또 사물 인터넷은 구글글래스, 갤럭시기어와 같은 입는 컴퓨터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자동차, 교육, 예술, 농업, 축산업, 도시 개발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이렇게 사물 인터넷이 만들어내는 사업적 기회와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선두 ICT업체들은 사물 인터넷 분야 전략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도 사물 인터넷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스코는 29일(현지시각) 바르셀로나에서 사물 인터넷 월드 포럼(IoTWF)을 개최하고 사물 인터넷 생태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담당 부서를 신설하고 뉴욕과학아카데미와 손잡고 사물 인터넷 전문 기술자 양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시스코 사물 인터넷 월드 포럼

윔 엘프릭 시스코 인더스트리솔루션의 부사장(EVP)은 "공공기관, 민간기업할 것 없이 전 산업에 걸쳐서 사물인터넷을 도입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과 솔루션을 만들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연결되어 있지 않았던(unconnected) 분야를 연결시키면서(connected) 각 산업에는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다"고 말했다.

다른 ICT 기업들도 너도나도 사물 인터넷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IBM 측은 사물 인터넷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혁신하도록 지원하는 통합 솔루션을 최근 출시했고 휴렛팩커드(HP)는 사물에 부착된 센서와 센서 간에 통신하게 만드는 솔루션인 중앙 신경망 시스템(Central Nervous System for the Earth·CENSE)을 내놓았다. 반도체 회사 ARM은 사물 인터넷 전문업체인 센시노드를 인수하고 기존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용 모바일 칩을 디자인하던 것에서 자동차, 가전, 오븐, 공장용 로봇 등 다양한 기기에 탑재되는 칩까지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ICT기업들은 반드시 경쟁하는 사이는 아니다. 사물 인터넷을 구현하기 위해 하나의 통합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센서, 통신, 데이터, 분석 등 각 단계마다 다른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스코는 제조 분야에서 공장 자동화 선두업체인 록웰과 협력해 기존 설비를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의 개방형 표준 환경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 시스코는 스마트 미터 제조업체인 아이트론과 협력하고 있다.

롭 소더버리 시스코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킹 그룹 총괄 수석 부사장(SVP)은 "모든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데이터를 원활하게 흐르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데이터 분석, 보안도 과제가 된다"며 "데이터 분석, 센서 기술,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버티컬 애플리케이션 등을 만드는 회사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