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원·사조 '원양 빅2', 직접보조금 54%(4354억원) 독식
- 그린피스 "불법어업 업체엔 보조금 즉각 중단해야"
정부가 원양어업 업체에 지원하는 보조금이 중소업체를 지원한다는 원래 목적과 달리 대부분 동원, 사조 등 6개 대기업에게 돌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양수산부는 불법어업으로 적발된 기업에게도 보조금을 지급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김춘진 민주당 의원실의 도움을 받아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우리 원양업계가 정부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지원받은 보조금은 9100억원에 달한다. 이중 저리융자와 같은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을 받은 원양업체는 46개사로 총 8011억원이 지원됐다. 직접보조금은 2010년 2476억원, 2011년 2726억원, 2012년 2808억원으로 2년 만에 332억원이 증가했다. 원양어선에 사용되는 경유에 대한 세금 면제와 같은 간접보조금은 3년간 1081억원이었다.
◆ 정부 원양업체 보조금, 6개 대기업에 80% 집중
그런데 중소·신규업체를 지원한다는 보조금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지난 3년간 직접보조금은 동원산업, 사조그룹, 신라교역, 한성기업, 동원수산, 인성실업 등 6개 대기업에 집중됐다. 이들 6개 대기업은 최근 3년 동안 전체보조금의 80%(6411억원)를 독식했다. 나머지 40개 후발업체들에 대한 지원은 1600억원에 그쳤다.
원양 대기업 중에서도 동원산업과 사조그룹 이른바 원양 '빅2'가 보조금을 싹쓸이했다. 동원산업과 사조산업, 사조대림을 비롯한 사조그룹은 직접보조금의 54.3%에 달하는 4354억원을 받았다. 특히 보조금은 1등 원양업체인 동원산업에 집중됐다. 동원산업은 3년간 중소·신규업체에 집중돼야 할 원양어선설비 현대화 사업 보조금 29억원을 전액 지원받은 데 이어 해외수산시설 투자지원사업 7억원(53.9%), 우수 수산물 지원사업 150억원(57.3%), 수산물 해외시장개척 사업 8000만원(87%) 등 보조금을 독식했다. 원양영어 및 경영자금 사업에 대한 보조금도 3년간 46개 업체 중 가장 많은 1703억원(24.3%)을 지원받았고, 노후 원양어선 대체사업에 대한 보조금도 137억원(20%)을 받았다. 원양산업 지원금이 당초 취지와 달리 일부 특정 대기업에 편중돼 있는 것이다.
◆ 불법 원양어업 적발 기업들에게도 보조금 지원
더욱 심각한 것은 정부가 불법 원양어업으로 적발된 기업들에게도 상당금액을 보조했다는 점이다. 해수부가 김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3년간 원양어업 지원 현황 중 불법어업 적발 원양업체 지원내역'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7차례 불법어업을 저지른 인성실업, 사조대림 등 7개 업체에 대해 3년간 516억원을 지원해왔다. 정부가 이들 업체에 내려진 금전적 처벌을 보조금으로 메워준 셈이다. 인성실업의 경우 2011년 남극 로스해의 한 해구에서 불법·초과어획을 해 유럽연합은 우리 정부에 불법어업선 목록에 등재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사조대림의 경우 2008년과 2013년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 수역에 인접한 프랑스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침범해 프랑스 해군에 체포됐었다. 정부가 공식 인정한 불법어업 사례 이외에도 동원산업은 2011년부터 2년간 라이베리아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무허가 조엽, 어획량 비보고, 어업허가증 위조 등 이 나라 수산법을 위반해 벌금 200만 달러를 지불했었다.
이에 대해 박지현 그린피스 해양 캠페이너(활동가)는 "대기업이 보조금을 독식하는 것은 경제민주화 흐름에도 역행한다"면서 "대규모 원양어업을 영위하고 자본력을 가진 원양 대기업에 국민의 세금인 정책 보조금을 투입하는 것이 사회 공익적 측면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 캠페이너는 "불법어업을 행한 업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과잉 어획과 남획을 부추기는 보조금을 즉각 재검토 해야 한다"면서 "국회 차원에서 원양산업 지원금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김춘진 의원도 "원양산업 지원금의 대기업 편중이 심각하다"며 "중소 원양수산업체가 경영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서 원양정책자금이 필요한 곳에 골고루 집행될 수 있도록 지원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입력 2013.10.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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