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잔액 기준 업계 1위인 에이앤피파이낸셜(A&P Financial·상호명 러시앤캐시)이 가교저축은행인 예성저축은행과 예신저축은행 인수에 나선다. 업계 3위인 웰컴크레디라인(웰컴론)도 예성저축은행 인수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가교저축은행은 부실 저축은행의 자산 중 우량 대출과 5000만원 이하 예수금을 계약이전 받아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는 저축은행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앤피파이낸셜은 예보가 다음 달 초 가교저축은행 매각 공고를 내면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세부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에이앤피파이낸셜 관계자는 "영업지역이 서울이고 자산이 많은 저축은행에 관심이 있다"며 "예성저축은행과 예신저축은행이 나오면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보는 다음 달 4일이나 11일에 예성·예주·예신저축은행 등 3곳이나 예나래저축은행까지 포함해 최대 4곳에 대한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4개 저축은행 중 영업지역이 서울인 곳은 예성·예주·예신이다.

에이앤피파이낸셜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소상공인을 위한 10~18%대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상품을 늘리라는 정부 방침에 부응하기 위해 소상공인을 위한 중금리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컨설팅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웰컴크레디라인도 예성저축은행 인수에 다시 도전한다. 웰컴크레디라인은 지금까지 두 차례 예성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해 유력한 인수 후보로도 꼽혔지만 금융당국의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이라 인수가 무산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2일 공식적으로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했다. 웰컴크레디라인 관계자는 "예성저축은행이 인수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크다"며 "또다시 입찰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자기자본이 1000억원 이상인 대부업체에 대해서만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하기로 해 사실상 에이앤피파이낸셜과 웰컴크레디라인만 저축은행을 인수할 수 있다. 다만 두 업체는 정부가 대부잔액 축소와 관련해 너무 엄격한 인수 자격 조건을 내걸면 저축은행 인수 의사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면 신규영업 축소 계획안과 3~5년 내에 대부잔액을 얼마로 줄이겠다는 내용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대부잔액 축소와 관련해서 명시적으로 전달받은 내용은 없지만 강제적으로 언제까지 줄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어느 정도 희생은 감수하고 있지만 대부업을 완전히 접으라고 하면 입찰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