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은 우리나라 국민이 쌀에 이어 둘째로 많이 먹는 곡물이다. 국민 1인당 연간 밀 소비량은 35㎏이다. 그러나 밀의 자급률은 1%대에 불과하다. 값싼 수입 밀에 밀리는 것이다.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밀 452만여t을 수입했다. 국내산 밀 생산량은 4만4000t에 불과하다. 밀을 많이 사용하는 국내 제빵·제과업체도 수익성 때문에 국산 밀을 외면한다.

SPC그룹은 지난 17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제1회 첫밀빵 페스티벌'을 연다.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던킨도너츠·삼립식품 등이 올해 수확한 국내산 밀로 만든 '첫밀빵' 10종을 한정 판매한다. 우리 땅에서 재배되는 농산물에 대한 관심을 불러모아 국내산 밀 소비를 촉진하려는 취지다. 페스티벌 부제목인 'Pain de Nouveau 390(팽드누보 390)'은 전북 군산과 전남 해남·강진 등 우리 밀 수확 지역으로부터 300㎞ 이내에서 90일 안에 구운 올해의 새로운 빵을 의미한다. SPC 측은 "우리 밀을 재배하는 농가의 노고를 생각하며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소비자들에게 더 신선하고 의미 있는 빵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의 '100마일 다이어트',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등 지역 생산물을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Local Food)' 트렌드와 맥락을 같이한다.

SPC그룹의'첫밀빵'은 올해 수확한 국내산 밀을 3개월 동안 숙성해 만든다.

SPC가 출시한 '첫밀빵'은 지난겨울 파종해 올해 갓 수확한 신선한 우리 밀을 원맥의 품질이 최상의 수준이 되기까지 3개월간 충분히 숙성시켜 만든 것이 특징이다. 파리바게뜨가 선보인 '열 가지 우리 곡물로 지어 만든 더욱 건강한 식빵'은 우리 밀 이외에도 늘보리·현미·녹미·찰현미·찰보리·찰수수·발아현미·발아찰현미·발아찰흑미·발아수수 등 열 가지 우리 곡물을 넣어 건강함을 더했다. 곡물 알갱이가 그대로 씹혀 담백한 맛을 극대화했다.

파리크라상의 '우리햇밀 우리유자빵'은 국내산 유자를 사용해 향긋하고 상큼한 맛이 돋보인다. '콩비지와 함께한 우리 햇밀 포카차'는 몸에 좋은 국내산 콩비지와 시금치, 깻잎 등을 넣어 만든 건강 빵이다. 던킨도너츠의 '우리햇밀 모카도넛'은 향기로운 모카 향으로 가을의 정취를 더하는 제품이며, 삼립식품의 '우리햇밀로 만든 단팥호빵'은 단맛을 줄이고 쌀가루와 쌀 발효액을 함께 사용해 쫄깃한 식감을 더한 호빵 제품이다.

SPC는 2008년 7월 국산 밀 전문 가공업체인 '밀다원'을 인수하며 우리 밀 사업에 뛰어들었다. 군산·해남·강진 등 지자체와 우리 밀 수매 협약을 맺고 6년째 우리 밀 빵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정부의 국산 밀 장려 운동에 발맞춰 국내산 밀의 품질과 자급률을 높여 식량 안보에 기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SPC 관계자는 "우리 밀의 가격이 수입산 밀의 2~3배인데도 과감한 투자를 계속하는 까닭은 '식량 자급'과 '농가 수익 증진'이라는 국가 현안에 기여하는 사업 모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