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21~26일) 코스피지수는 소폭 내렸다. 전주보다 0.87% 내린 2034.39에 거래를 마쳤다. 주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지수는 중국의 자금경색 가능성이 불거지며 2030선까지 떨어졌다. 미국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자 미국의 양적 완화(채권을 매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 것)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지수 상승을 견인하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했다. 지난 25일 장중 기준으로 외국인은 2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이 41일(거래일 기준)만에 멈춘 것. 다만 시간외 거래까지 포함하면 이날 외국인은 12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해진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다고 봤다. 실제 지난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장중 한때 1054.30원까지 떨어져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시장 개입 의사를 밝힘에 따라 1060원대를 회복했지만, 여전히 원화 강세는 우리 증시의 복병이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수출주가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 외국인은 주가 지수가 오르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인덱스 투자를 주로 하는데, 그동안 한국 증시에서 비중이 큰 수출주 위주로 투자를 해왔다.

앞으로 원화 가치가 더 오르기 쉽지 않은 것도 외국인 입장에서는 투자를 줄이는 이유다. 최근 몇 달간 외국인은 지수 상승과 환차익으로 수익을 올렸지만, 금융당국이 환율 관리에 나서고 있어 앞으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지 불투명하다.

어닝시즌(실적시즌)을 맞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을 제외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다.

이번 주 최대 관심사는 외국인의 움직임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 행진은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일단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 3분기 GDP(실질 국내총생산)는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2분기 연속 0%대 저성장에서 벗어났다. 국내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방증이다. 다만 내수 중심의 성장이 이뤄졌고, 삼성과 현대차를 제외한 대부분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악화된 점은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다.

중국의 10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0.9를 기록하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중국의 자금경색 우려는 국내 증시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 등과 같은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