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구 1인당 공원 면적이 선진국 4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평균 공원면적은 작년 말 기준으로 8.09㎡다. 전체 공원면적 4억1202만4000㎡를 작년 말 인구 5094만8000명으로 나눈 것이다.
도시별 1인당 공원면적은 주요 도시 가운데 울산이 10.41㎡로 가장 넓었고, 인천이 10.19㎡, 서울이 8.48㎡, 대전이 8.05㎡ 등이었다. 반면 광주는 1인당 공원면적이 5.9㎡에 불과했고, 부산과 대구도 각각 4.89㎡, 4.44㎡에 그쳤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미국 뉴욕의 경우 1인당 공원면적은 18.6㎡에 이르고, 프랑스 파리도 11.6㎡다. 영국 런던과 독일 베를린은 1인당 공원 면적이 각각 26.9㎡, 27.9㎡에 이른다.
국내 도시들의 공원 부지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공원으로 쓰기로 한 땅은 충분하다. 문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원 개발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공원 부지가 오랫동안 방치되고 있어서다.
한국의 1인당 공원 면적은 결정 기준으로만 보면 20.02㎡에 이른다. 주요 선진국 못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의 도시공원 결정면적은 1020㎢인데, 아직 집행되지 않은 면적이 608㎢다. 미집행률이 59.6%다. 최근에 도시가 조성된 세종시(조성률 96.1%)를 제외하면 국내 주요 도시 가운데 공원 조성률이 50%를 넘는 곳은 찾기가 쉽지 않다.
충북(17.2%)과 강원(19.6%)은 공원 조성률이 20%가 채 되지 않고, 부산(29.3%), 대구(45.2%), 광주(44.2%) 같은 대도시도 공원 조성률이 턱 없이 낮은 편이다. 그나마 서울(60.3%), 경기(55.1%) 등 수도권의 공원 조성률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한 도시 안에서도 지역별로 차이가 심하다. 예컨대 서울에서도 종로구는 1인당 공원면적이 60㎡에 이르지만, 동대문구는 3㎡ 정도다. 거의 20배 정도 차이가 난다. 공원 개발에 들어가는 예산 문제를 놓고 정부나 지자체가 책임을 미루다 보니 공원 개발도 지연되고 있다.
2020년에 공원일몰제가 시행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원일몰제는 도시공원 등 도시계획시설로 결정고시된 날로부터 20년이 지날 때까지 해당 사업이 시행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해제되는 제도다. 공원 용지가 일제히 주택을 짓는 용지로 바뀌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원 부족 문제를 해결할 길은 더욱 요원해진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앙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홍모 전남대 교수(조경학과)는 "2020년에 공원일몰제가 시행되면 일대 혼란이 올텐데 그 전에 중앙 정부가 공원 부지를 미리 매입해 놓아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며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이미 17개 국가 공원을 조성했고, 미국이나 유럽도 지자체가 재정 여력이 없을 경우 중앙정부가 공원 조성을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