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처분하는 상장사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박스권에 갇히면서 지금이 고점이라고 인식하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의 35일 연속 매수세가 시작된 지난 8월 23일 이후 자사주 처분 결정을 내린 기업은 총 54 곳이었다. 이는 최근 5년간 40개 안팎의 기업이 자사주를 처분했던 것과 비교하면 늘어난 수치.

10월 들어서는 자사주 처분이 더 많아지고 있다. 이달 들어 나온 자사주 처분 공시는 2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건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 3일간 자사주 처분 공시를 낸 곳은 10곳에 달했다.

쎄미시스코는 지난 17일 유통주식수를 늘릴 계획이라며 15만4000주를, 네오티스(085910)는 거래 활성화를 이유로 지난 15일 12만6000주의 자사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기업의 자사주 처분이 주가가 단기 상승하면서 현금화 욕구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한동안 주가가 하락할 때 사들였던 주식을 처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투자자들은 박스권 상단이라는 것 때문에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많이 문의한다"며 "기업들도 비슷한 생각으로 자사주를 파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보통 자기 주식을 장내 매도하는 것은 기업 스스로가 매도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인식돼 주가에 악재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한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처분 결정이 늘어나면 이것이 주가의 단기 고점을 의미하는 신호로 투자자에게 전달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주주 지분이 낮은 경우에도 자사주를 처분한다면 기업 사정이 어렵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주주 지분이 20% 미만일 때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은 경영권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주식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처분 공시 내용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