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국정감사를 4대강 논란으로 허비한 여야가 장외에서 주택 문제 해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17일 국토부가 제출한 '재건축 사업 추진 단지의 분양가 상한제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비강남권의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으면 재건축 비용인 조합원 부담이 10%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온다. 그만큼 사업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서울 강북 같이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는 지역에는 희소식이 될 수 있다.
서울 도봉구의 재건축 사업장을 예로 들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했을 경우 총 분양 수입은 8090억2000만원이지만,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으면 총 분양 수입은 8304억5600만원으로 늘어난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으면 면적당 분양가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과 국토부가 이런 분석을 내놓은 것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야당을 압박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직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면 분양가가 올라가고 서민 경제가 힘들어질 것이란 논리로 처음엔 반대입장을 밝혔지만, 최근에는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를 억지로 누르다 보니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며 "전세난을 잡기 위해서라도 매매 수요가 늘어나야 하는데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정상적인 거래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분양가 상한제 대신 이번 국감에서 다시 한번 전·월세 상한제를 꺼내들었다. 민주당은 국감 전인 지난 10일 전·월세 상한제, 임대주택 등록제, 주택바우처제 확대 시행 등을 골자로 하는 '3대 전·월세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전·월세 상한제는 전·월세 가격 인상률을 연 5% 이내로 억제하는 제도다. 지난 14일 열린 국토부 국감에서 민주당 전·월세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병호 의원은 "8·28 대책이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며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당은 전·월세 상한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은 국토부 국감에서 전·월세 상한제에 대해 "극약처방"이라고 말하며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8·28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감이 끝난 뒤에 여야가 핵심 대책을 '빅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8·28 대책의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국회에 걸려 있는 핵심 대책들이 어서 통과돼야 원래 목표로 했던 서민 주거안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