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야말로 한국 증시가 마(魔)의 2050선을 넘길 수 있을까?
코스피는 지난 2년간 2050선에서 번번이 고꾸라지면서 '2050'이라는 숫자가 심리적 저항선이 돼 버렸다.
작년 4월 2049까지 갔다가 유럽 재정 위기 영향으로 고꾸라졌고, 올 1~2월엔 2030 언저리에서 엔저(低)와 북한 리스크에 주가가 빠졌다.
그런데 최근 외국인들이 32거래일 연속 '바이 코리아'를 이어가며 11조원 이상 순매수를 하고 있어 이번엔 마의 2050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 13곳에 코스피가 2050을 넘어 계속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전망을 물었다.
◇13곳 중 12곳 "2050 뚫는다"
'연말까지 코스피가 205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증권사 13곳 중에서 12곳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반대로 "(2050선 돌파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는 곳은 단 한 곳뿐이었다.
돌파 시점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증권사 5곳이 "10월 중"이라고 답했고, 다른 5곳은 "11월 중"이라고 했다.
"12월 중"이라는 답은 2곳이었는데, 그중 한 곳인 대우증권은 "4분기에 중국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환율 부담이 지속되면 10~11월에 주가가 단기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내에 주가가 얼마나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현대증권·신한금융투자 등 5곳이 "2150"이라고 답했고, 대우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등 4곳은 "2100"이라고 답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코스피가 연내에 2300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화학·정유(이른바 차·화·정 업종)가 수출을 주도하면서 주가가 랠리를 펼치던 2011년 여름 수준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이런 낙관적 전망의 근거로 "미국·유럽 경제가 회복세에 있고 중국 GDP 성장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복수 응답·6곳)이란 답이 가장 많았다.
또 "미국의 디폴트 우려가 조만간 해소된다"(5곳) "국내 기업 이익 개선이 전망된다"(4곳) "한국 경상수지 흑자로 재정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3곳)는 등의 근거를 제시한 곳도 있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외부 악재 등으로 일시적으로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현대증권·신한금융투자 등 4곳이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19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하는 등 증권사 13곳 전부가 주가가 1950선 아래까지 빠질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봤다.
아이엠투자증권은 "기업 이익 등 경제 여건에 비해 주가가 상당히 올랐다"며 "단기적으로 185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개인들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
증권사 대부분은 14일까지 32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 순매수 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하지만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매수 강도가 최근 하루 2000억원 수준으로 무뎌졌다"며 "증시를 계속 떠받들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6~9월에 아시아 국가에서 128억달러가 유출되고 한국에 119억달러가 유입됐다"며 "외국인들이 동남아의 대체재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뜻으로, 그만큼 한국에서 양적 완화 축소에 따르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정반대로 계속 매도세를 보여온 개인들은 언제쯤 매수세로 돌아설까.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의 펀드 환매 랠리가 이제 끝물"이라면서 외국인이 빠진 자리를 개인 투자자들이 메울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14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8거래일 연속으로 3조9146억원이 순유출되면서 기존 순유출 기록(26일 연속·2010년 9~10월)을 넘어섰다.
김 팀장은 "내년 증시에 대한 전반적 랠리 기대가 형성되면서 10~11월 관망을 거쳐 12월부터 개인들도 매수에 가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