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말레이시아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가 올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컸습니다. 한국의 말레이시아 진출이 매력적이란 증거입니다."

넬슨 사무엘 말레이시아투자진흥청(MIDA) 한국사무소장 겸 주한 말레이시아대사관 투자 상무관은 "매년 한국의 말레이시아 투자액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MID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말레이시아 제조업 직접투자 규모는 5억3500만달러(약 5730억원)였으나 올해 7월까지 작년 투자액을 넘어서는 8억3750만달러(약 8970억원)를 기록했다.

MIDA는 말레이시아의 산업 발전을 추진, 총괄하는 정부 주요 기관이다. 말레이시아에 제조업·서비스 사업체를 설립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이다. 사무엘 소장은 1992년 MIDA에 입사, 한국과 일본 등에서 일했다. 2012년 12월부터 한국사무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사무엘 소장은 "한국은 말레이시아가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고부가가치, 자본·지식집약형 산업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말레이시아에서 활동한다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사무엘 소장과의 일문일답.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방침 이후 신흥국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말레이시아는 괜찮나.

"미국의 양적 완화로 아시아 신흥국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외국인 자금이 몰렸다. 비정상적으로 유입된 자금이 다시 유출되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금융 시스템은 매우 건전하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 지난해보다 국내 산업 투자가 많이 늘어난 덕이다."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뜻인가.

"올해 상반기까지 총 306억달러(약 32조7500억원)가 다양한 개발사업에 투입됐다. 이는 지난 한해 투자액인 236억달러(약 25조1500억원)를 넘어선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2020년 완료를 목표로 2010년부터 경제변화 프로그램(ETP)을 진행하며 인프라 투자에 집중한 결과다. 정부의 노력에 외국인들도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336개의 새로운 제조업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여기에 총 71억달러(약 7조6000억원)의 자금이 들어갔다. 이 중 외국인 투자 규모가 절반이 넘는 44억달러(약 4조7000억원)에 달한다."

―말레이시아가 가진 투자 장점은 무엇인가.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 중심에 있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진출에 유리하다. 아세안은 인구 6억명, 국내총생산(GDP) 1조9000억달러(약 2035조원) 규모의 거대시장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 2010년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전면 시행돼 말레이시아와 무역을 할 때 특혜 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말레이시아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중국·아세안 FTA에 따라 다수 품목의 경우 무관세로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중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이점도 누릴 수 있다."

―최근 투자가 가장 활발한 산업군은?

"서비스 산업이다. 말레이시아는 현재 한국의 박근혜 정부가 창조 경제를 강조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서비스 부문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올 상반기 전체 산업 투자액 중 59.7%에 해당하는 183억달러(약 19조6000억원)가 서비스 부문에 투입됐다. 서비스 부문 중에서도 부동산, 호텔·관광업 등에 투자가 집중됐다."

―말레이시아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은 얼마나 되나.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300여개의 한국 기업이 활동하고 있으며 삼성, 한화, 포스코 같은 대기업도 많이 진출한 상태다.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협력하면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고부가가치, 자본·지식집약형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전자, 정보통신기술, 특수·정제화학, 재생에너지, 기계 설비 제조 부문 기업 활동에 말레이시아가 최적화된 장소다. MIDA는 오는 11월 18~2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이시아 정부 유력 인사와 세계 각국 기업인, 투자자들이 참석하는 투자 포럼을 개최한다. 이 포럼에서 말레이시아 경제 상황과 투자 방법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