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격이 하락을 거듭하면서 식품 업체의 주가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대형마트 휴무일수 증가와 내수침체 등 악재만 많던 식품 업종에,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이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 것이다.
대상(001680)은 지난 달부터 7일까지 13.93%, 오뚜기(007310)는 11.81% 올랐다. 삼양식품과 동아원##도 10% 안팎으로 상승했다. 이들 업체는 곡물을 수입해 원자재로 사용하고 있다. 원재료 값이 하락해도 완성품의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감안할 때, 국제 곡물가 하락으로 식품 업체는 당분간 생산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6일 지난 달 식량가격지수가 8월 보다 1.1% 하락한 199.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216을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6)과 비교해도 7.8% 가량 낮은 수치다.
다만 식품 업체의 원가 절감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밀가루 값 인하가 전제돼야 한다. 올 하반기 국제 곡물가는 계속 하락했지만 식품 업체의 주가가 하락했던 것도 밀가루 가격이 인하된 곡물가격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분업체들은 지난해 곡물가격이 급등하자 올 초 이미 밀가루 판매가를 인상한 상태로, 현재 곡물 가격 하락이 단기적 움직임일 수 있다며 가격 인하에 부정적 의사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곡물 가격이 반년 가까이 하락하는 등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분명해 져 조만간 밀가루 값 인하가 이뤄지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혜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곡물 가격 하락이 단기간 이어지는 예외적 상황이 아니란 것이 증명된 만큼, 식품업체의 밀가루 값 인하 등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며 "식품업체들의 원가 절감 효과가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곡물 가격의 하락세도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미국농무부가(USDA)가 발표한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곡물 재고율은 19.5%를 나타냈다. 이는 8월 전망치보다 0.2% 상향된 것으로 전체적인 곡물 수급 상황이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증권업계는 이에 따라 식품주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를 저점으로, 원가 절감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최근 유제품,제과 등의 판매가격 인상이 기업의 가격 결정력 회복 신호로 여겨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면"이라고 말했다.
김혜미 연구원은 "곡물가격의 하락 효과는 원재료 구매에서 가공 후 판매시점 까지의 시차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 돼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