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게임 등 콘텐츠 사업자와의 상생을 위해 나선다. 하지만 이를 받아 들이는 게임업계의 입장은 시큰둥하다.

카카오는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모바일·스마트 콘텐츠 상생 발전을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파트너사와 같이 만드는 모바일 생태계 구축을 골자로 하는 이번 MOU는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와 콘텐츠 사업자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가운데)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왼쪽)과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과(오른쪽)과 MOU에 싸인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카카오, 파트너 지원 위해 5년간 100억원 투자해 '상생센터' 설립

이날 카카오는 정부와 함께 콘텐츠 창의 생태계 협의회를 마련하고 카카오 상생센터 설립, 시스템 무상지원 확대, 핵심 개발환경 공개 및 무심사 입점 확대 등의 세부 지원안을 발표했다.

먼저 카카오는 향후 5년간 100억원을 투자해 카카오 상생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 센터는 모바일 게임, 콘텐츠, 커머스 등 다양한 중소기업 파트너사를 대상으로한 협력사업을 추진한다. 첫 번째로 카카오는 중소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에 대한 투자 및 퍼블리싱 사업자 알선과 콘텐츠 제작 지원, 테스트 환경 제공, 정기 교육 및 소통채널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카카오는 상생센터와 별도로 게임 개발에 필요한 일부 시스템의 서버 및 네트워크 무상지원 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등 다양한 지원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약 100여개의 파트너사가 연간 최대 1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는 모습

이 밖에 카카오는 기존 파트너사들에게만 제공해왔던 카카오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모든 개발사와 일반인들에게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개발사는 물론 1인 개발자를 비롯한 누구라도 카카오게임을 개발 및 테스트 할 수 있도록 하다는 계획이다.

또 향후 문화부 주최의 공모전에 입상한 게임의 경우, 무심사 입점 기회를 별도로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입점에 대한 공정한 기회 부여와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파트너사들의 성장이 곧 카카오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많은 파트너사들과의 상생을 위해 지원과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며 "현재 가장 많은 파트너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모바일게임에 대한 지원 방안들을 우선적으로 공개하였으나 모바일 콘텐츠, 커머스 등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게임업계, 매출 21% 떼가는 수수료에 힘든데…누굴 위한 상생?

카카오가 정부와 함께 게임사들과의 상생 방안을 발표했지만, 정작 게임업체들의 반응을 미지근하다. 모바일 게임업계가 원하던 카카오톡 수수료 제도개선에 대한 언급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이 대표는 수수료 제도개선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그는 "일부에 게임의 인기나 회사 규모에 따라 수수료 차등적용하자는 얘기가 있지만, 그 기준을 잡는 것이 모호하다"며 "파트너사들의 원한다면 검토해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수수료 제도 개선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게임 업계는 수수료 인하나 제도개선이 없다면, 카카오의 상생방안은 생색내기 밖에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카카오톡에 지급하고 있는 21%의 수수료 때문에 모바일 게임사들의 이익률은 매분기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게임 개발사가 카톡에 게임을 입점하기 위해서는 매출의 21%를 수수료로 내야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의 30%를 합치면 개발사의 이익은 41%에 불과하다. 더구나 퍼블리싱(유통) 게임인 경우 41%를 개발사와 퍼블리싱 업체와 나눠야 하기 때문에 이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한 대형 모바일 게임사 관계자는 "애니팡이 처음 선보이던 시절에는 게임수가 적어, 21% 수수료를 내더라도 게임 업체들의 이익이 어느 정도 유지됐다"며 "다만 최근 모바일 게임사들이 늘면서, 경쟁은 치열해졌고 그 만큼 마케팅비 지출이 늘면서 모바일 게임시장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톡이 진정한 상생을 원한다면 수수료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모바일 게임에 100% 의존하고 있는 게임빌은 2분기 매출액이 204억9000만원, 영업이익이 35억3200만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17.2%. 이는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률(37.8%)의 절반 수준이다. 매출액은 3분기 연속 상승했지만, 반대로 영업이익과 이익률은 3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컴투스는 올해 2분기 203억4667만원의 매출액과 20억2397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9.9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3분의 1 수준이며 1분기(20.7%)보다 10.76%포인트 줄어든 규모다. 위메이드, CJE&M은 윈드러너와 모두의 마블의 성공으로 이익률이 다소 늘었지만, 넥슨(영업이익률 36.7%), 엔씨소프트(34.5%)에 비하면 이익률이 낮다.

한 소규모 (개발자 10명 이하) 게임사 대표는 "최근 카카오톡이 게임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 출시하던 게임을 일주일에 두번으로 늘렸지만, 곱씹어보면 수수료를 2배더 받겠다는 얘기"라며 "또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마켓의 경우 수수료 30%를 받고 게임 다운·노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초대 메시지를 보내는 카카오톡 수준에서 21% 수수료는 너무 과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