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제공

그동안 삼겹살을 놓고 ‘10원 경쟁’을 하던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이번에는 활(活) 랍스터를 앞다퉈 1만원 이하 가격에 선보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일 이마트는 오는 2일부터 9일까지 활랍스터(미국산·500g 내외)를 ‘999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롯데마트는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잠실·서울역·대덕 등 수도권 및 충청권 20개 점에서 활랍스터(미국산·500g 내외)를 ‘9700원’에 판매한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역대 최저가”를 앞세우고 롯데마트는 “대형마트에서 살아있는 랍스터를 만원 이하에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그동안 국내 대표 먹을거리이자 국민이 즐겨 찾는 삼겹살을 놓고 가격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최근 일본 원전으로 방사능 오염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에 대서양 등 먼바다에서 잡은 해외 수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자 이번에는 활랍스터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다. 국민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고급 수산물인 갑각류에 대한 소비도 크게 늘었다. 특히 최근에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해외에서 최고급 갑각류인 랍스터를 접해본 사람들이 늘어나며 활랍스터를 집에서 요리하는 가정도 증가했다.

이마트는 미국산 활랍스터를 국내 수입 최대 물량인 10만마리를 항공 직소싱해, 마리당 역대 최저 가격인 9990원에 판매한다. 비슷한 품질의 활랍스터의 국내 도매 시세가 최소 1만2000원대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이마트가 선보이는 활랍스터는 도매가격보다 최소 약 20% 저렴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 2년간 이마트에서 대게·랍스터 등 고급 갑각류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국민 소득이 증대됨에 따라 매년 10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가 지난 8월 초 처음 직소싱해 선보였던 활랍스터 4만 마리는 일주일 만에 완판 됐다. 8월 활랍스터 행사 이후 이마트 랍스터 바이어가 미국 산지를 방문해 또다시 활랍스터를 선보이게 된 것.

회사 측은 “미국 현지 랍스터 업체 역시 4만 마리 물량 완판으로 한국 시장에서 활랍스터 시장성을 높게 평가해 동남아, 유럽 등 타지역 물량을 한국에 할당했다”며 “10만 마리라는 사상 최대 물량 매입해 활랍스터를 역대 최저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또한 같은 미국산 활랍스터(500g 내외) 항공직송으로 9700원에 판다. 물량은 2만 마리. 롯데마트 측은 “살아있는 랍스터를 만원 이하에 판매하는 것은 대형마트에서 처음이며 이 같은 가격은 시중 캐나다산 랍스터와 비교해도 절반 이상 저렴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 또한 이전에 활랍스터 행사에서 완판 행진을 기록했다. 지난 5월 롯데마트는 준비했던 미국산 랍스터 6만 마리는 완판한 후 미국산 랍스터가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 이번에 두 번째 행사를 준비했다.

이경민 롯데마트 수산팀장은 “일반적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찜 요리, 탕 요리 등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올가을에는 수산물에 대한 소비도 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며 “찜 요리의 대표격인 랍스터를 필두로 앞으로도 다양한 해외 산지의 수산물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신경전은 줄곧 있었다.

올 초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삼겹살 10원 깎기’ 경쟁에 나섰었다. 이마트는 지난 2월 28일부터 3월7일까지 전 점에서 삼겹살을 100g당 820원에 판매하기로 한 삼겹살을 20원 추가로 낮췄었다. 이는 롯데마트가 당초 100g당 850원에 판매하려던 삼겹살을 이마트에 맞서 810원으로 인하하자 맞대응한 것이다. 두 경쟁사는 850원에서 820원, 810원, 800원으로 ‘삼겹살 10원 깎기’ 경쟁을 벌인 셈이다.

앞서 2012년 10월에도 삼겹살 가격을 둘러싸고 10원 깎기 경쟁을, 2010년에도 삼겹살 등 일부 생필품을 놓고 대형마트 간 ‘10원 전쟁’을 벌였다. 삼겹살 가격 인하 경쟁에서 밀릴 경우 다른 할인 상품까지 묻힐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사 간의 출혈 경쟁에 일반 정육점 혹은 일반 수산물 판매업체가 피해를 보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