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 완만한 회복, 물가는 2%대 후반 전망
-금융불안시 적극적인 공개시장조작 정책 시행

한국은행이 통화신용정책 방향에 대해 저성장 장기화에 따라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때는 적극적인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금융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물가가 작년 11월 이후 10개월 연속 1%대에 이어 지난 9월 0.8%까지 떨어진 것과 관련해서는 내년 물가상승을 다소 우려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를 물가안정목표 범위(2.5~3.5%) 내에서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후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후반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4일 이같은 내용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한은이 6개월마다 작성하는 것으로 최근 통화신용정책 운영 현황과 앞으로의 통화신용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문서다.

한은은 '앞으로 저성장 지속으로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범위(2.5~3.5%) 내에서 유지되도록' 통화신용정책을 운영해나갈 계획이라며 물가 관리를 강조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에 대해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물가안정목표의 하한(2.5%)을 하회할 전망'이라면서도 '그러나 2014년에는 GDP(국내총생산) 갭의 마이너스 폭 축소, 무상보육 확대의 물가하락효과 소멸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차 높아져 2%대 후반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일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소비자물가 안정은 국제유가, 농산물가격 하락 등 공급 측면 요인과 함께 무상보육이라는 특수요인 때문"이라며 "중앙은행은 공급 요인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고 수요를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데 수요 측면을 보면 물가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주요국의 금융완화정책 지속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했고, 국내경제도 대외여건의 점진적 개선,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금리인하의 효과 등으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부총재보는 내년의 GDP 갭 마이너스에 대해서는 "한은이 판단하는 GDP 갭은 내년에 마이너스 폭이 축소되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라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취약한,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특히 국내 금융ㆍ외환시장의 리스크가 증대되는 경우에는 정부와 함께 적극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시장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및 시장기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시 유동성 확대공급, 국고채 단순매입 등 적극적인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금융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총액한도대출 제도를 계속 개선하고 지원한도, 대상부문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ㆍ운영함으로써 고용 및 성장기여도가 높은 부문, 취약부문 등에 대한 자금공급을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지난 4월 기술형창업 지원한도를 3조원 신설했었고 10월부터 자영업자 지원한도 1조원을 중소기업 신용대출 지원한도로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