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를 향한 외국인의 매수 행렬이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8월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6일 연속 '사자'를 외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산 주식은 9조5773억원에 달한다.

재미있는 점은 외국인 매수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였던 대외 악재들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거나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양적완화(채권을 사들이는 등의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 것) 유지 결정이 그렇다. 대다수 전문가가 예상한 것과 다르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매달 총 850억달러(국채 450억달러, 모기지담보증권 400억달러)의 채권을 사들이는 양적완화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이 출구 전략을 시작한다는 것은 과거처럼 시중에 돈을 많이 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단 미국이 계속해서 돈을 풀겠다고 결정하면서,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는 멈추지 않았다.

또 하나는 미국의 연방정부 폐쇄(셧다운)이다. 17년 만의 미국 연방정부 폐쇄에도 글로벌 증시는 비교적 차분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셧다운 결정에도 지난 1일과 2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1일과 2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875억원, 2267억원을 매수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낙관적으로 상황이 흘러간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미국 연방정부 폐쇄가 장기화되면 미 의회의 부채한도 증액 처리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는 17일까지 미국의 부채 한도 증액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미국 정부는 사상 초유의 디폴트(default·지급 불능)에 빠지게 된다.

미국이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할 경우 세계 경제에 악영향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신용 시장이 경색되고 시중 금리가 솟구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작은 물결을 잘 넘은 한국 증시가 큰 파도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위기가 닥치면 섣부른 낙관론자보다는 신중한 비관론자가 기회를 잡았던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