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IPTV)와 위성방송의 가입자를 합쳐서 규제하는 게 맞을까? 나눠서 따로 규제하는 게 맞을까?'

이를 놓고 유료 방송 업계가 KT와 반(反)KT 진영으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지난 30일 정식 개원한 국회에서 이 문제를 담은 법률 개정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합산 규제안'이 통과될 경우, 유료 방송 시장 판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국회에 발의된 '방송법 개정안'(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발의)과 'IPTV법 개정안'(민주당 전병헌 의원 발의)의 핵심은 IPTV·위성방송·케이블TV 등 3대 유료 방송 매체마다 제각각인 시장 점유율 규제를 한 잣대로 통일하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3개 서비스가 사실상 같은 서비스인데 다른 규제를 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게 개정안의 취지다. 현행법에선 위성방송은 시장 점유율 규제가 없고, IPTV와 케이블TV는 규제가 있지만 서로 기준이 다르다. IPTV 가입자 확보 상한선은 '전체 유료 방송 가입자'의 33%(약 800만명)이지만, 케이블TV는 '케이블TV 가입자'의 33%(약 500만명)다.

개정안은 이것을 통일해 'IPTV·위성방송·케이블TV를 모두 합쳐, 전체 가입자의 3분의 1을 넘을 수 없다'로 바꾸자는 게 골자다.

이렇게 되면 유료 방송 1위 업체인 KT가 불리해진다. 직접 서비스하는 IPTV 가입자(435만명·올해 6월 기준)와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가입자(404만명)를 합치면 647만명(중복 가입자 제외)에 달한다. 이미 3분의 1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3분의 1 규제에 걸려 추가 확보할 수 있는 가입자가 100만~150만명 정도밖에 안 된다. 이후로는 신규 모집을 못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개정안에 반발하고 있다.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사전에 선을 그어놓고, 이 이상을 넘어선 안 된다고 규제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위성방송은 케이블망(網)으로 방송을 제공하지 못하는 외딴섬이나 산간벽지에 방송을 제공하는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 지역 이용자들이 아예 위성방송을 통해서도 방송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방송 시장에서 KT보다 뒤져 있는 CJ헬로비전·티브로드 등 케이블TV 업체들과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IPTV 업체들은 규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케이블TV 업체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한국케이블TV협회는 "동일 서비스에 동일 규제라는 원칙이 지켜져야 공정 경쟁이 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은 케이블TV를 보다가 이를 끊고 위성방송이나 IPTV를 선택하는데, 같은 서비스로 인식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지금까지 위성방송·IPTV·케이블TV를 별개로 나눠 규제해 온 상황이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케이블TV협회의 김정수 사무총장은 "방송 시장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독과점 방지 정책이 존재하는데 KT만 규제받지 않겠다는 것은 억지"라고 말했다. IPTV 업체인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는 공식 입장을 내진 않지만, 케이블TV 업체들에 동조하고 있다.

일부에선 '동일 규제'라는 논리 이면엔 자율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도 있다고 지적한다. 개정안에 따라 규제 대상이 되는 곳은 KT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규제를 이용해 1위 사업자인 KT의 신규 가입자 확보를 제한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미디어미래연구소 김국진 소장은 "규제의 불합리한 부분을 고치면서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며 "우선 규제를 하나로 통일한 뒤, KT가 신규 가입자를 모집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추가적인 규제 완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