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양구 전 동양그룹 회장의 두 사위인 현재현 동양 회장과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엇갈린 운명이 주목받고 있다.
담철곤 회장이 배임 혐의로 기소돼 올해 4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현재현 회장이 운영하는 동양그룹은 최근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져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3개 계열사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경기불황에 따른 자금난으로 동양그룹이 분해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오리온 그룹은 오너리스크만 제외하면 나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2001년 동양그룹 계열 분리하고 나서 2003년 동양제과에서 오리온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2009년에는 해외매출 국내 매출 추월했고, 2012년에는 중국매출 1조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창업자인 이양구 전 동양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과자 회사 하나를 물려받아 독립한 둘째 딸 이화경 씨와 담철곤 회장 부부가 27개 계열사를 거느린 우량 기업 그룹으로 키워낸 것이다. 오리온은 올해 6월 기준으로 계열사 27곳을 거느리고 있으며 총 자산규모 2조6000억원에 연간 매출액이 2조4000억원에 달한다.
담 회장은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담 회장은 회사 돈 300억원을 유용한 혐의를 받아 올해 4월 담 회장이 지난 4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집유 5년 원심 확정받았다. 그래도 실형만은 면하게 된 것이다.
담 회장은 고가 미술품을 법인자금으로 매입해 자택에 장식품으로 설치하고, 람보르기니 등 고급 외제 승용차를 계열사 자금으로 리스해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총 226억원을 횡령하고 74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2011년 6월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손윗 동서인 현재현 회장이 운영하던 동양그룹은 회사채 발행, 자산매각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유동성 위기의 첫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30일 계열사 세 곳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동양그룹은 "주요 계열사, 자산 매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동양그룹이 이날 갚아야 할 회사채와 기업어음은 1100억원가량이다. 동양그룹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600억원을 마련했지만, 추가로 필요한 500억원은 마련하지 못했다.
동양그룹은 이달 26일과 27일 회사채 발행을 통해 빌린 자금을 상환할 계획이었지만 금융감독원이 투자위험에 대한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청하면서 무산됐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손아래 동서인 담철곤 회장에게 회사채 발행에 필요한 담보제공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담 회장은 이를 거절했다.
오리온그룹은 이달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외 투자자와 주요 주주로부터 우려가 잇따르고 있어 오리온그룹과 대주주들은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 의사가 없으며 앞으로도 지원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동양매직을 KTB PE 컨소시엄에 매각하려던 노력도 일부 투자자들의 투자 계획을 중단으로 무산됐다.
재계는 앞으로도 동양그룹의 회생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그룹은 10월까지 4800억원의 기업어음을 상환해야 하고 올해 말까지 1조1000억원의 회사채, 기업어음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 오늘 고비를 넘기더라도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동양시멘트에 대해서 기업개선작업인 워크아웃을, 동양네트웍스에 대해서는 추가 법정관리 신청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 기업에 대한 그룹의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