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수 신임 거래소 이사장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에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이 선출됐다.

한국거래소는 26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거래소 본관 21층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차기 이사장 최종 후보로 최 전 사장을 선출했다. 의결권이 있는 38개 주주 회원사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최 전 사장이 득표율 80.66%를 기록했다.

당초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다 득표자와 차순위 득표자 두명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나머지 후보인 우영호 울산과학기술대 테크노경영학부 석좌교수와 장범식 숭실대 교수와의 표 차이가 워낙 컸다.

최 전 사장은 금융위원장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2~3일 내에 이사장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관치금융 논란 속에 일찌감치 내정설이 돌았던 최 전 사장은 공직을 떠난지 오래된데다 현대증권 사장을 지내면서 민관 경험을 두루 거친 점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50년생으로 경상북도 성주 출신인 최 전 사장은 서울대를 나와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중부지방국세청장, 조달청장 등 공직 생활을 거쳤다.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증권 사장을 지냈다. 현재는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특임교수를 맡고 있다.

최 전 사장은 경제 관료 출신으로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이어서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거래소 노조는 여전히 거래소 본관 로비에서 최 전 사장이 '낙하산 인사'라며 이사장 반대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유흥렬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100% 출석에 80%가 넘는 지지율은 공산당 선거에서나 가능한 것"이라며 "이사장 선임이 이미 결정된 것으로 새로 뽑인 거래소 이사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최 전 사장이 차기 거래소 이사장으로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낙하산·관치금융 논란을 잠재우는 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얼마나 극복하느냐에 따라 임기 초반 힘이 실릴지 그렇지 않을지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침체에 빠진 증시 활성화도 산적한 과제 중 하나다. 장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원만한 의사소통은 차기 수장에게 요구되는 점이다. 이를 위해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전문성과 추진력, 조직 장악력, 비전을 갖춰야 한다.

내년초 예정인 금거래소 개장 등 신산업 개척, 금융한류 전파 등도 새로운 이사장의 과제다. 대체거래소(ATS) 출범에 따른 거래소 경쟁체제 아래서의 새로운 위상 정립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지난 7월 혁신형 벤처·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위해 설치된 코넥스시장의 활성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코넥시장은 벤처·중소기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거래량부진과 유통물량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05년 거래소에 편입된 코스닥시장본부가 8년만에 코스닥시장위원회로 별도로 분리독립하기로 했지만 예산독립, 제도개선 등의 면에서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실질적인 독립을 위한 방안을 내놓아야 할 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 새 이사장은 현재 내홍을 겪고 있는 거래소 내부 조직과 융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침체에 빠진 증시 활성화와 함께 금거래소 설립, 코넥스시장 활성화, 탄소 배출권 거새로 설립 등 그동안 기관의 수장이 없어 정상적인 추진이 어려웠던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거래소 이사장 선임이 마무리되며 거래소의 자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과 코스콤의 차기 이사장 선임 절차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동 예탁결제원 사장은 지난 13일 임기 1년을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고 우주하 코스콤 사장은 연말까지 임기였지만, 지난 6월 초 사의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