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개월간 화학·기계·운송장비업종 등 경기민감주의 강세로 코스피지수가 12% 넘게 상승했다. 다만 이런 가운데도 부진한 업종은 부진하다.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업종들이 대표적이다. 그나마 쌀쌀해진 날씨에 실적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기가스업종만 코스피지수를 웃도는 상승을 보였다.

음식료품·섬유·의복·통신업종 약세

지난 3개월간 섬유·의복업종지수는 3% 오르는데 그치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2.7%) 절반에도 못미쳤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경방(000050)이 최근 3개월간 7% 넘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아비스타와 성안, 한세실업(105630), 쌍방울은 2~4% 내렸다.

음식료품업종도 마찬가지. 같은 기간 샘표식품(248170)은 13% 가까이 하락했다. 하이트진로와 빙그레(005180)도 각각 6%, 4% 내렸다.

3대 통신업체인 KT와 SK텔레콤(017670), LG유플러스(032640)는 4~6% 오르며 그나마 선방했지만, 코스피지수 상승률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민감주의 강세가 지속됐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세계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수출 비중이 큰 대형주로 옮겨갔고, 경기민감주의 실적 전망도 어두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7~8월 비가 많이 오면서 수익성이 좋은 아이스크림이나 청량음료의 판매가 부진했다"며 "곡물 가격과 환율 방향이 우호적이지만 음식료품업종 전반적으로 상승 동력이 약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추운 날씨에 전기가스업종 강세

반면 경기 방어주 중에서도 전기가스업종은 여전히 강세다. 단기적으로는 겨울을 앞두고 실적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역난방공사와 같은 유틸리티업종은 보통 4분기부터 1분기까지 매출이 크게 늘어난다.

전기가스업종지수는 지난 3개월간 20% 가까이 올랐다. 그 중 한국가스공사(036460)는 22% 상승했고, 한국전력과 지역난방공사(071320)는 각각 20%, 17% 올랐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불황에 작년에 샀던 코트를 그대로 입으면서 의복 비용을 줄일 수는 있지만, 난방비를 아끼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열과 전기를 파는 유틸리티 회사들은 겨울에 실적이 좋아지기 때문에 보통 3분기부터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방어주 지금 투자해도 되나

앞으로 경기방어주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경기 회복 국면에는 수출 비중이 큰 경기민감주가 가장 큰 수혜를 보기 때문에, 화학과 기계·운송업종 위주로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말 소비 시즌을 맞이해 해외 경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업종 중에서 반도체와 LED(발광다이오드)·2차전지 등 IT 관련 업종을 최선호주로 보고 있고, 조선과 화학·자동차·은행·건설 순서로 투자하면 좋다"고 분석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양적 완화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자금 흐름 측면에서 볼 때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민감주 주도 장세가 상당히 오래갈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대형주의 강세가 석달가량 지속되면서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경기민감주로 슬슬 갈아타라는 의견도 있다.

조성문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지만, 투신(운용사)의 환매 물량이 나오면서,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서 주춤하고 있다"며 "개선된 미국 경제지표 때문에 양적 완화 축소가 앞당겨질 수도 있어, 경기민감주에서 방어주로 일부 이동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