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가는 보험금보다 보험료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온 수입차 보험료가 수술대에 오른다. 정부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수입차 보험료를 인상키로 하고, 제도 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손해율이 높은 수입차는 보험사들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수입차 보험료를 단계적으로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보험료, 내년부터 단계적 인상될 듯

금감원은 보험개발원에 의뢰해 '수입차 차종(車種)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분석하고 있다. 손해율이란 보험회사가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 수입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손해율이 높을수록, 보험사의 수익성도 악화된다.

금융당국은 수입차 가운데서도 손해율이 가장 높은 5~6개 차종의 보험료부터 인상하도록 업계와 협의할 계획이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보험료율은 보험사 자율로 정하도록 되어 있으나, 수입차 보험료가 업계 출혈 경쟁으로 인해 낮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있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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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손해율은 손보사들의 골칫거리다. 지난해 국산차 손해율은 65.2%였던 반면, 수입차 손해율은 81%였다. 국산차 운전자들은 보험료로 100원을 내고 65.2원만 받아갔다면, 수입차 운전자들은 81원을 받아갔다는 이야기다.

수입차 손해율이 높은 이유는 내는 보험료보다 받아가는 보험금이 많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비슷한 차량가액의 수입차와 국산차 보험료를 비교한 결과, 수입차는 약 1.3~1.7배가량 보험료를 더 냈다. 하지만 사고가 나면 수입차는 보험금으로 평균 296만5000원을 받아간다. 국산차(100만4000원)의 3배 수준이다.

손보사들이 수입차 손해율이 높은데도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는 이유는 고객 이탈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를 올리면 수입차 운전자가 보험료가 싼 다른 보험사를 찾게 되고, 그렇게 되면 저축성·보장성 상품 등의 판매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출혈 경쟁을 불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수리비 거품 문제도 개선

수입차에 지급되는 보험금을 낮추기 위해 수입차 수리비의 거품을 제거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수입차 평균 수리비는 233만원으로, 국산차 54만원의 4.3배에 달했다.

국산차의 경우 사고가 나면 'AOS'라는 수리비 견적 시스템에 의해 정비공장과 보험사가 수리비 산출 내역을 협의한다. 부품과 공임 가격이 모두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정비업소의 '수리비 바가지'가 어렵다.

하지만 수입차에는 이런 시스템이 없어 정비업체가 청구한 수리비를 보험사가 검증할 수가 없다. 사실상 '정비업체가 부르는 게 값'인 셈이다.

수입차 수리비 거품 빼기엔 정치권이 앞장서고 있다. 국회는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발의한 일명 '수입차 수리비 폭리 근절법'(자동차관리법 및 여객자동차운수법 일부개정안)을 이르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다.

이 법안은 정비업체가 수입차 부품 가격 등 세부 내역을 소비자에게 제공토록 하고, 수입 순정 부품뿐 아니라 품질인증을 받은 대체부품도 쓸 수 있도록 허용해 부품값 인하를 유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수입차 수리비에서 거품이 빠지고, 국산차 보험가입자들이 수입차 보험가입자의 보험금 부담을 떠안는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금융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수입차 보험료 인상의 걸림돌

하지만 수입차 보험료 현실화에 걸림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업계가 수입차 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담합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앞서 보험업계는 금감원의 지도를 받아 보험상품 수수료율과 공시이율(수익률)을 조정했는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이를 담합으로 보고 거액의 과징금을 매긴 일이 있었다. 보험사들은 과징금 취소 소송을 내 2심에서 승소했지만, 수입차 보험료 인상이 이런 논란을 또 촉발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또 국산차 보험료는 그대로 두고 수입차 보험료만 올릴 경우, 수입차 업계와 운전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외국과 통상 마찰이 생길 수도 있어, 관련 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