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애플'로 불리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Xiaomi)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0년에 생겨난 젊은 회사인 샤오미는 2011년에 첫 스마트폰 제품을 선보이며 뒤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샤오미는 상반기에만 7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 작년 한 해에 걸쳐 판매한 스마트폰 수량(719만대)을 가뿐히 넘어서게 됐다. 최근에는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사업을 담당하던 휴고 바라 부사장을 영입해 든든한 아군을 얻은데 이어, 스마트TV까지 출시하면서 애플에 도전장을 냈다.

◆ 샤오미 저가 스마트폰 전략으로 中서 애플 긴장시켜

샤오미는 지난 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3에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Mi-3을 공개했다. Mi-3은 하드웨어 사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Mi-3은 5인치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1300만화소 카메라를 내장했다. Mi-3은 이동통신사에 따라 엔비디아 1.8Ghz 테그라4 프로세서나 퀄컴 스냅드래곤800이 들어간다. 테그라4는 현재 가장 빠른 프로세서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고사양에도 Mi-3의 가격은 16GB는 327달러(약 36만원), 64GB는 408달러(약 44만원)로 책정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나 아이폰5가 90만원대에 팔리는 것에 비해 훨씬 가격이 저렴한 것이다. 샤오미는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저가로 책정하면서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중국 샤오미의 최신 스마트폰 Mi-3

뿐만 아니라 샤오미는 레노버, ZTE, 화웨이 등 다른 중국 업체들이 현지 이통사들과 제휴해 보조금을 주며 대량 판매하는 전략도 좇고 있지 않다. 샤오미는 소매 유통망을 두지 않고 제품을 소량 생산해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샤오미의 초기 스마트폰 Mi-1S는 온라인으로 판매를 시작한지 30분만에 20만대가 전량 판매되기도 했다. 소량 생산으로 재고가 늘 충분치 않다보니, 샤오미 제품은 "인기 폭발로 조기 매진됐다"는 입소문도 퍼지게 됐다.

그러나 샤오미는 중국서 애플을 모방한 업체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 쥔(Lei Jun·43)에게도 '중국의 스티브 잡스'라는 조롱섞인 별명이 따라다닌다. 레이 쥔 창업자는 잡스처럼 검은색 상의에 청바지를 입고 공식석상에 나타나 잡스처럼 강렬한 카리스마를 풍기면서 신제품을 소개하는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그럼에도 레이 쥔은 "샤오미는 애플과 다르다"며 "샤오미를 애플과 같은 대기업으로 키울 생각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샤오미의 창립자 레이 쥔(43)

샤오미는 자사 스마트폰 제조를 대만 폭스콘에 맡기고 있다. 폭스콘은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조립하는 곳이기도 하다.

◆ 구글서 부사장 영입…스마트TV까지 진출

레이 쥔의 샤오미에 대한 비전은 지난 5일 발표한 스마트TV에서도 드러났다. 샤오미는 3D 스마트TV ′샤오미TV′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상당히 저렴한 수준인 490달러(약 52만원)로 책정했다. 샤오미TV는 일본 소니 TV를 제조하는 대만 업체가 제조를 맡았다.

블룸버그는 샤오미가 스마트TV를 출시한 것은 하드웨어를 판매해 돈을 버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며 앞으로 콘텐츠와 광고를 통해 돈을 벌겠다는 계획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들면서 아이튠스, 앱스토어라는 생태계를 만든것과 유사하다. 샤오미는 지난 2분기 중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5위를 기록하면서 애플을 추월해 주목을 받았는데, 이제 애플과는 스마트TV로도 경쟁하게 된 것이다.

샤오미의 또 다른 강점은 작은 회사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샤오미는 이미 지난해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2억16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고 중국계 투자회사인 IDG벤처캐피털과 치밍벤처스 투자를 받았다. 2010년에 창립한 회사지만 올해로 직원수는 3500명을 넘어섰다.

샤오미는 올들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에는 구글에서 안드로이드를 총괄하던 휴고 바라 부사장이 샤오미의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최근 샤오미로 영입된 휴고 바라 전 구글 안드로이드 담당 부사장

해외서도 휴고 바라 부사장이 샤오미로 간 것을 두고 샤오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외국계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휴고 바라 부사장이 샤오미로 간 것을 두고 구글에 있을 때보다 커리어적으로 더 잘된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며 "샤오미는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업체라 스마트폰 판도를 바꿀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샤오미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샤오미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대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치밍벤처스 관계자는 "중국은 중국만의 애플이나 HTC, 삼성전자를 키울만한 준비가 되어 있다"며 "중국 시장은 규모가 충분히 크기 때문에 샤오미 같은 국내 업체들이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