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경업 기자

올해로 65회째를 맞은 세계 최대 자동차 전시회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9월 10~22일)'는 유럽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는 속에서 열렸다. 하지만 35개국 1091개 완성차·자동차부품 업체가 참여해 이 모터쇼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조만간 세계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자동차 회사마다 내년 이후의 시장에 베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모터쇼에 출품된 신차는 기존 내연기관 엔진에 전기모터를 달아 연비와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흐름이 뚜렷했다. 이른바 '자동차의 전기화'다. BMW, 폴크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을 주도해온 독일차들이 전기차 영역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자동차의 전기화'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전환점)'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비싼 차도 고연비

럭셔리 차도 이제 L당 30㎞대 이상의 연비를 기록하는 차종이 나오고 있다. 고가 차량은 일반적으로 엔진 배기량이 큰 만큼, 연비가 좋지 않다.

그러나 엔진에 전기모터를 부착하는 친환경 기술과 연비가 좋은 디젤 엔진 채용 등이 확산되면서 고가 차량도 연비가 크게 좋아지고 있다.

BMW i8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스포츠카 형태이면서도 L당 48㎞의 연비를 자랑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더 뉴 S500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연비는 유럽 기준으로 L당 약 33.3㎞다. 3.0L V6 터보차저 엔진과 80㎾ 출력의 전기 모터가 결합됐다. 전기 모터로는 약 30㎞ 구간의 배기가스 제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BMW i8 역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으로 L당 48㎞의 연비를 구현했다.

랜드로버는 세계 최초의 프리미엄 디젤 하이브리드 SUV를 공개했다. 유럽에서 예약 판매를 시작해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랜드로버의 3.0L SDV6 디젤 엔진과 35㎾ 전기모터, 8단 ZF 자동 변속기 등으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효율성 높은 파워 트레인을 바탕으로 18.75㎞/L의 높은 연비를 제공한다. 0→100㎞ 도달 시간은 7초 미만으로 강력한 주행 성능까지 갖추고 있다.

벤틀리 신형 GT V8 S 컨버터블. 4L 트윈 터보 V8엔진 탑재. 연비는 L당 9.2㎞. 한 번 주유로 805㎞ 주행하는 동급 최강의 연료 효율성을 나타낸다.

벤틀리의 신형 GT V8 S 모델은, 4L 트윈 터보 V8엔진을 탑재했다. 6000 rpm에서 528마력의 강력한 출력을 자랑한다. 또 한 번 주유로 805㎞를 주행할 수 있는 동급 최강의 연료 효율성을 갖췄다.

지프가 내놓은 랭글러 폴라(Jeep Wrangler Polar) 스페셜 에디션은 혹한기 주행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한정판매 모델로 -89.2°C의 극저온에서도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콤팩트화가 대세인 콘셉트카

자동차 회사들은 요즘 콘셉트카를 내놓을 때도 화려함보다 실용성을 중시한다. 폴크스바겐의 '골프 스포츠밴'은 실내 공간을 넓히고 최첨단 장비를 갖춘 신개념의 콤팩트 미니밴 콘셉트카다. 후방 교통 상황을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를 골프 최초로 탑재했다. 운전자가 알아차리기 힘든 사각지대의 차량 정보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주행·주차 시 또는 주차 후 도로 진입 시 주변 차와의 간격을 인식해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또 긴급 자동제어 시스템(City Emergency Brake System),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ane-keeping assistant) 등 첨단 사양을 대거 탑재했다.

(사진 위)르노 '이니셜파리'. 회사 측은 파리(Paris)와 센강에서 받은 영감을 콘셉트카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아래)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S500 플러그인하이브리드'. L당 약 33.3㎞의 연비. 3.0L V6 터보차저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했다.

닛산의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차세대 프리미엄 고객을 타깃으로 한 Q30 콘셉트를 공개했다. 향후 큰 성장이 기대되는 '콤팩트 세그먼트(소형차 분야)'로 영역을 넓히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요한 드 나이슨(Johan de Nysschen) 인피니티 사장은 "젊고 유행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도약하려 한다"고 말했다.

재규어가 선보인 C-X17은 재규어 고유의 디자인과 역동적인 주행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SUV 차량이 가진 실용성을 더한 스포츠 크로스오버 차량(CUV)이다. 르노에선 '이니셜파리'란 독특한 이름의 콘셉트카를 내놓았고, 포드는 '스포츠 액티비티 자동차(sport activity vehicle)'인 S-MAX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아우디의 초고성능 디젤 크로스오버 스포츠카 나누크(nanuk) 콰트로 콘셉트카는 전통적인 고출력 차량이다. 레이서 경주인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를 제패한 아우디 디젤 엔진 V10 TDI를 달았다. 정지 상태서 시속 100㎞/h에 도달하는 데 3.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최고 시속은 305㎞/h이고 중량은 1900kg. 2t에 달하는 무게에도 불구하고 1L당 평균 12.8㎞를 주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