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발(發) 방사능 유출처럼 예민한 문제일수록 정치인들보다는 과학자들이 앞으로 나와 국민을 정확한 데이터와 연구 결과로 설득해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아무리 '안전하니 먹어도 된다'고 말해봐야 설득이 되지 않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인해 애꿎은 국내 수산물 업계가 타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로 정부의 잘못된 대처와 정부에 대한 불신이 꼽힌다. 정부가 아무리 '안전하다'고 말해도 국민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방한한 헨릭 앤더슨(Henrik Andersen·사진)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이사는 "과학적인 문제인데 과학자들은 보이지 않고 정치인들만 보이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안전한 수산물 생산국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수산물 안전에 철저하다.

앤더슨 이사는 "과학자들이 먼저 관련 사안에 대해 연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을 설득한 다음 정치인들은 마지막에 나와 과학자들의 제안에 따라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데 한국은 반대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에서도 일본 방사능 유출 사건이 연일 언론에 보도됐지만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중단되거나 수산물 매출이 줄지는 않았다고 한다.

"노르웨이는 일본 원전 폭파 사고가 난 직후 우리 과학자들이 제시한 추가 검사 조치를 일본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를 받아들였고요. 일본에서 수산물을 수출할 때 우리가 요구한 검사증명서를 같이 첨부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거지요."

"노르웨이 국민은 누구나 국립수산물연구소 사이트를 방문하면 관련 연구 자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자료들은 정치인들이 보는 것과 똑같지요. 국민이 보고 불안해할 수 있다고 자료를 숨기기 시작하면 공포는 더 커집니다.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공포를 줄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