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인 물은 실온에서 며칠까지 보관해도 안전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리 끓인 물이라 할지라도 실온상태에서는 3∼4일이 지나면 세균이 기준치를 초과해 마시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이 가정 음용수를 대상으로 미생물 안전검사를 실시한 결과, 일반 물은 끓인 후 냉장 보관하고 약수는 채수 즉시 냉장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음용수를 끓인 후 보관 방법을 달리해 시간이 지날수록 수질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실험했다. 보리, 옥수수, 결명자, 수돗물을 10분간 끓인 후 실온(25∼30도)과 냉장(4∼5도) 보관하면서 일반 세균, 총대장균군, 분원성대장균군의 변화를 하루 간격으로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끓인 물을 실온에서 보관했을 때 옥수수, 결명자, 수돗물은 3일째에, 보리는 4일째에 일반 세균이 먹는물 수질 기준(100 CFU/mL)을 초과했다.

CFU(Colony Forming Unit)는 단위 부피당 얼마 만큼의 세포 또는 균주가 있는지를 나타내는 세균 집락형성단위다.

그러나 냉장 보관한 물은 모두 7일까지는 일반 세균이 생기지 않았다. 총대장균군, 분원성대장균군은 모든 시료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소독장치를 거치지 않은 약수(먹는물 공동시설)는 미생물에 오염돼 있는 경우가 있는 만큼 채수 즉시 냉장 보관해 7일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수돗물은 끊인 후 냉장 보관하면 미생물에 대한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특히 급수관이나 저수조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는 잔류염소가 휘발소진돼 미생물이 증식할 가능성이 크므로 끓여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고 연구원은 조언했다.

이해훈 도 보건환경연구원 수질분석과장은 "기후온난화 때문에 식중독 사고가 계절에 관계없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초가을에 접어들었더라도 먹는물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