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휴가기간에 카드 사용으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의 사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8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달에 비해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적격대출(은행이 주택금융공사에 넘긴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은 3조6000억원 늘어났다. 일곱달 연속 증가세다. 7월말~8월초에 사용한 카드내역이 8월에 결제된 영향으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의 증가폭은 1조1000억원으로 전월(1000억원)보다 약 1조원 늘었다. 적격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2조6000억원으로 전달(2조7000억원)과 비슷했다.

적격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은 471조8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8000억원 줄어든 321조2000억원이었다.

은행 수신은 지난달에 15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17조원 감소했으나 지난달에는 대폭 늘었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전월 23조4000억원 감소에서 지난달 7조원 증가로 전환한 영향이다. 정기예금도 전월 7000억원 증가에서 지난달 5조9000억원 증가로 약 5조원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마지막날이 휴일이라 교통세, 법인세 등의 세금 납부시기가 9월 초로 미뤄지면서 8월말 수시입출금식예금액이 늘어났다"며 "은행이 예대율 관리를 위해서 정기예금 자금이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정기예금의 증가폭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기업 대출잔액은 620조8000억원으로 4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월(4조1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조금 커졌다. 대기업 대출은 6000억원 늘어 전월(3조1000억원)보다 둔화됐다. 전달에는 분기말 부채비율 관리를 끝낸 대기업이 대출을 많이 받았으나 이달에는 경기회복지연 등으로 자금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은 3조8000억원으로 전월(1조1000억원)보다 확대됐다. 6월 29~30일이 휴일이어서 7월초 결제성자금대출의 상환이 많이 이뤄진 특이 요인이 지난달에는 소멸된 영향이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펀드를 중심으로 1조7000억원 줄었다. 세 달 연속 감소세다. MMF는 법인 단기여유자금 유출 등으로, 채권형펀드는 금리상승에 따른 수익률 하락 우려 등으로 각각 1조1000억원, 3000억원 감소했다. 주식형 펀드도 1조7000억원 줄어든 반면 신종펀드는 1조4000억원 증가했다.

8월중 통화량(M2)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4%대 초반으로 전월(4.6%)보다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정부대출금의 상환이 있었고 금융기관의 유가증권 보유규모 축소 등의 요인으로 민간신용의 증가세도 함께 둔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