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인수설이 중소형 증권사들에 호재가 되고 있다. 보통 인수 대상이 인수 주체보다 덩치가 크면 인수자금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기 마련인데, 정반대의 모습이 펼쳐지는 것이다.

10일 증권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신증권(003540)은 전날 3.03% 상승했다. 대신증권이 우리투자증권 인수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의 한 관계자는 "아직 기초 단계이긴 하지만 인수 효과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우리투자증권 인수 후보인 NH농협증권(옛 NH투자증권(005940))은 우리금융지주와 우리투자증권의 분리 매각 방침이 처음 나왔던 지난 4월 주가가 강세를 보였었다. 당시 4700원 안팎이던 주가는 우리투자증권 인수 기대감 덕에 5월말엔 5200원 이상으로 올라섰다.

또 다른 인수 후보인 KB투자증권은 비상장 기업이라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KB투자증권의 모회사인 KB금융지주를 분석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KB투자증권의 우리투자증권 인수는 KB금융(105560)에도 긍정적인 뉴스로 분석되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우리투자증권이 KB투자증권보다 규모가 훨씬 크지만 인수 자금에 대한 우려보다는 인수 효과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단 이 기업들은 모회사나 관계사의 지원 없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는 것은 만만찮은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시가총액이 2조2000억원 이상으로, 우리금융지주 보유가치만 해도 8000억원 이상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이면 매각가는 최대 1조5000억원대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반면 대신증권이나 NH농협증권의 시가총액은 4000억~5000억원 정도다. 금융회사다보니 보유 현금 및 예치금은 넉넉하지만, 모든 자산을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쓸 수는 없으니 추가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투자증권 인수설이 주가에 호재가 되는 이유는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부진한 업황에서 벗어날만한 마땅한 돌파구가 없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 증권사의 임원은 "자산관리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지만 고객이 삼성이나 대우, 우리 같은 대형사를 놔두고 중소형 증권사를 찾지는 않는다"면서 "마땅히 할 것이 없으니 M&A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려는 경영진의 방침에 주주들이 손을 들어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은 예전 업황이 좋았을 땐 주가가 3만원 이상이었다"며 "현재 1만원대 초반인 주가는 상대적으로 인수 가치 측면에서 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