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5일 올해 임금·단체협약에 대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5월 28일 임금·단체협상을 시작한 지 101일 만이다. 그러나 합의안이 그대로 확정될지는 미지수다. 9일 전체 노조원 중 과반이 투표해 과반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합의 내용이 부실하다"며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킨 전례가 있다.
노조는 이날 하루 8시간 부분파업을 벌이며 사측을 압박했지만, 사측이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으면서 작년보다 소폭 낮은 수준의 보상을 해주는 선에서 협상을 마무리했다.
노사는 이날 열린 제24차 임단협 교섭에서 ▲임금(기본급) 9만7000원 인상 ▲성과급 350%+500만원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특별합의금 100% ▲품질향상 성과 장려금 50%+50만원 ▲사업목표 달성 장려금 300만원 등에 잠정합의했다.
또 ▲주간연속 2교대제 선물 50만 포인트(50만원 상당)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에도 합의했다. 모두 합치면 통상임금의 500%+920만원 상당으로, 지난해 합의 내용(500%+960만원)보다 40만원 적은 수준이다.
논란이 됐던 전년도 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대학 미진학 자녀에 1인당 1000만원의 '기술취득 지원금' 지급, 정년 61세로 연장, 조합활동에 대한 면책특권 항목 등은 사측의 반대로 폐기됐다. 회사 관계자는 "사회 통념과 동떨어진 몇몇 요구 사항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노조도 여론의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며 "조합 활동에 대한 어떤 민·형사 책임을 묻지 말아 달라는 면책특권 등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원칙을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잠정합의안은 9일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해야 최종 확정된다. 2008년 현대차 임금협상안이 부결된 적이 있었고, 기아차 협상안도 2008년과 2011년에 부결됐다. 당시 노사는 추가 협상을 벌인 끝에 가까스로 최종 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합의안 수준이 작년보다 낮기 때문에 노조 강경 세력이 반대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번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얻어내기까지 노조는 10차례 파업과 특근 거부를 벌여, 5만191대(1조225억원어치)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 근로자의 연소득은 2004년 4900만원에서 2012년 9400만원으로 지난 8년간 배 가까이로 뛰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평균 임금이 1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