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베이커리 폐업

25년 전통의 크라운베이커리가 가맹점 철수를 결정했다.

4일 크라운베이커리 측에 따르면 크라운베이커리의 모기업인 크라운제과는 지난 2일 점주들에게 “더이상 정상적인 가맹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하고 이달 말까지 70개 가맹점 가운데 75%를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크라운베이커리 측은 폐업 이유에 대해 “경기불황으로 더 이상 대형 업체들과 경쟁이 어렵게 됐다”면서 “일부 가맹점주들과 협의가 지연되면서 폐업 희망 가맹점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져서 부득이 본사 차원의 사업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988년 첫 문을 연 크라운 베이커리는 1990년대 초반까지 제빵 업계 최초로 TV광고를 선보이는 한편, 전성기 때는 가맹점 수가 1000개를 상회하며 업계 1위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등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생겨나면서 점점 경쟁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다양한 제품 개발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간 반면, 크라운베이커리는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단 평가다.

특히 계속되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크라운제과에 흡수합병됐지만, 이후에도 본사가 전혀 투자를 하지 않아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있어왔다. 최근 3년간 가맹점 수는 2010년 252개에서 2011년 160개, 지난해에는 97개로 계속 줄어왔으며 현재는 70개까지 급감해 명맥만 간신히 유지해왔다. 가맹점 감소에 따라 매출액도 2010년 584억원, 2011년 427억원, 지난해 296억원으로 떨어졌다.

크라운베이커리는 종료 전까지는 가맹점에 대한 제품을 정상적으로 공급한단 방침이다. 또 가맹점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폐업 보상에 대한 합리적인 협의도 함께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