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9일 오후 4시 무렵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촌기념관 대강당. 중학생 900여명이 객석을 가득 메운 채 눈망울을 반짝이고 있었다. 삼성사회봉사단과 국립발레단이 함께 마련한 특별공연 '해설이 있는 발레'가 막 시작되려는 참이었다. 난생 처음 발레 공연을 관람하는 중학생들이 절반을 훨씬 넘었다. 다들 호기심과 기대감에 들뜬 분위기였다.
국립발레단 지도위원의 작품 해설과 박수 에티켓 설명에 이어 공연이 막을 올렸다. '베니스 카니발',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등 유명한 작품이 잇달아 무대를 수놓았다. 남녀 무용수들이 화려하고 힘찬 동작을 선보일 때마다 학생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한 시간에 걸친 공연을 관람한 학생들의 얼굴은 활짝 피었다. 새롭고 즐거운 체험을 하고 난 뒤의 행복감이 묻어났다.
이날 국립발레단의 특별공연을 감상한 중학생들은 삼성이 여름방학을 맞아 개설한 '2013 삼성드림클래스 여름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다. 삼성은 드림클래스를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국 주요 도시 중학생을 위한 '주중교실', 도별 중소 도시 중학생을 위한 '주말교실', 그리고 읍·면·도서 지역 중학생을 위해 여름과 겨울방학 두 차례 여는 '방학캠프'가 그것이다.
삼성그룹은 2011년 12월~2012년 2월에 걸쳐 주중교실 시범사업을 실시한 데 이어 2012년 3월부터 주중교실 본사업을 시작했다. 또 2012년 8~9월에 방학캠프와 주말교실 시범사업을 펼친 데 이어 올해 초부터 방학캠프와 주말교실 본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은 교육 양극화 해소를 통해 사회 양극화를 완화하자는 취지에서 드림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빈부격차 확대와 사회 양극화가 교육 양극화로 이어지고, 또 교육 양극화가 사회 양극화를 더욱 고착시킨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드림클래스 사업은 학습 의지가 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충분한 교육기회를 갖지 못하는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 학생들에게 본인 부담 없이 영어·수학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또한 대학생들을 강사진으로 참여시켜 장학금을 지원함으로써 등록금 부담을 줄이는 한편 봉사정신과 리더십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큰 특징이다. 중학생과 대학생이 서로 혜택을 받는 '윈윈 모델'인 셈이다.
올해 드림클래스 수업을 받는 중학생은 주중교실, 주말교실, 방학캠프를 합쳐 1만5000명에 달한다. 또 이들 학생을 가르치는 대학생 강사진도 무려 4400명에 이른다. 드림클래스는 강사 한 명이 중학생 10명으로 이뤄진 한 반을 맡아 지도하는 편제로 운영되고 있다.
드림클래스 사업의 성과도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중교실 시범사업에 선발됐던 서울·경기 지역 15개 중학교 1학년 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학업성적이 평균 21% 향상된 것은 물론 74%의 학생이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밝혀졌다. 또 2013년 고교 입시에서 드림클래스 참여 중학생 가운데 3명이 과학고, 6명이 외국어고, 19명이 자율형 사립고, 12명이 마이스터고에 진학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드림클래스 사업의 성과는 단지 학업성적 향상에 그치지 않고 매우 고무적인 '플러스 알파' 효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실제 황창순 순천향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드림클래스 시범사업 분석 결과는 많은 시사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드림클래스 참여 학생들에게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특히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이 생겼다(68%), 대학생 선생님을 닮고 싶어졌다(74%), 공부하는 방법을 깨우쳤다(67%)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것들이 드림클래스의 '숨은 가치'라는 게 황 교수의 평가다.
지난해 드림클래스에 참여했던 명덕외국어고 1학년 박미희 학생이 참여 후기를 통해 밝힌 소감을 들어보자. "드림클래스를 하면서 좋았던 것은 우리나라 최고 명문대에 다니는 언니, 오빠들에게 영어·수학을 배우면서 제 꿈과 진로를 찾는 데 진정으로 도움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대학생 선생님들이 재미있고 쉽게 가르쳐주어 드림클래스를 하는 하루하루가 즐거웠습니다. 자연스럽게 공부에 흥미가 생기면서 성적도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지금도 대학생 선생님들과 형제자매처럼 지내며 멘토링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드림클래스를 하게 될 친구들도 저처럼 많은 것을 얻고 많은 기회를 잡게 될 것입니다. 지난 1년 동안 감사했습니다."
김민우 드림클래스 사무국 과장은 "대학생 강사들과 중학생들의 나이차가 크지 않아 형, 동생처럼 서로 쉽게 친숙해질 수 있다"며 "그 덕분에 중학생들이 대학생 강사들을 '롤모델'로 여기며 더욱 적극적으로 학습에 임하게 되는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드림클래스 사업은 소외계층 중학생들이 꿈을 키우도록 돕는 것을 넘어 대학생 강사들을 더 큰 인재로 도약하게 하는 디딤돌 역할도 하고 있다. 젊은 대학생들이 드림클래스 사업에 참여하면서 세상을 보듬는 넓은 가슴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올해 드림클래스 여름캠프에 강사로 참여 중인 김종환씨(고려대 경제학과 3학년)는 "과거에는 우리 사회가 본인 노력만으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공정한 사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육봉사 활동을 하면서 그렇지 않은 환경의 아이들도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삼성 드림클래스를 통해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단순히 공부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 아이들의 꿈을 키우게 해주고 앞날을 응원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