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있는 KT 올레스퀘어에는 20대 젊은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 수백명의 일반인이 면접 과정을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진 오디션 방식의 현장 면접. 지원자들은 5분 동안 입상 경력 결과물을 프레젠테이션하기도 하고, 자신이 설문 조사해 얻어낸 전략 포인트를 제시하기도 했다. 응시자가 1000명을 넘었다.
KT는 올해 처음으로 '현장 오디션' 방식의 면접이라는 파격적인 실험을 시도했다. 학벌이나 어학 점수와 같은 일률적인 스펙에서 벗어나 열정과 '끼' 그리고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찾기 위해서였다.
흔히 망(網) 사업자로 불리던 KT는 최근 2~3년 새 IPTV와 같은 미디어 사업은 물론이고 차량 렌트·금융 사업까지 진출하며 '탈(脫)통신'을 선언했다. 이런 변화에 적응하고, 한발 앞서 이끌 인재를 찾으려면 '서류의 한계'를 넘어야 한다고 회사가 판단한 것이다.
◇"왜(why)?"라고 묻는 인재
김상효 KT 인재경영실장(전무)은 "기존의 경쟁 틀을 깨고 한계를 넘어서려면 창의적 생각을 하는 도전정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왜(Why)?", "왜 안돼(Why not)?"란 질문을 조직에 던질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KT 인재상은 '도전정신', '주인 정신(ownership)', '협업 능력(collaboration)'이다. 직원 수 3만명이 넘는 KT라는 거대 조직 속에서 새 사업 영역을 개척하려면 '왜?'라는 질문을 던지되 그 바탕에는 탄탄한 주인 정신과 협업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주인 정신을 중시한다. 지난 6월 말 상해에서 열린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에는 10여명의 신입사원을 전시 요원으로 참여시켜 현장을 배우도록 했다. 입사한 지 1년 된 하이나(26)씨는 "관람객들에게 키봇·스마트홈폰·조인 등과 같은 사업을 설명하면서 KT 전반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느꼈다"고 말했다.
당시 전시회에 참가한 이 회장은 10여명의 신입 사원들과 저녁 자리를 갖고 "나쁜 상사를 만나야 한다. 감싸주기보다는 엄격한 기준으로 훈련시켜주는 선배를 만나야 자신이 성장한다"고 말했다.
◇KT그룹, 올해 3600명 채용 예정
KT그룹(계열사 포함)은 올해 경기 침체 속에서도 작년 수준의 채용 규모(약 3600명)를 유지하기로 했다. 모기업인 KT는 대졸 신입 370명과 함께 고졸 신입 5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경력직 채용까지 포함하면 1000명이 넘는 규모다.
신입사원 중 여성이 3분의 1을 차지한다. 여성 고객을 이해하려면 여직원이 필요하다는 것. 여직원들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3년 전 '스마트워킹(Smart Working)'제도를 도입했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수도권 곳곳에 마련된 집 근처의 스마트센터로 출근해 일하는 방식이다. 근무 시간도 오전 7~10시 사이에 출근해 8시간을 일한 뒤 퇴근하는 유연 근무제를 시행한다. 육아 때문에 유능한 여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상효 인재경영실장은 "학력과 배경, 성별에 상관없이 미래 성장 사업을 이끌 참신한 인재를 키우자는 CEO의 의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