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만 해도 큰 인기를 끌었던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이 올 들어 서서히 투자자들에게서 외면받고 있다. 한때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목받았지만 일부 상품은 손실이 발생해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졌다.

ELS는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 주가를 기초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금융 투자 상품이다. DLS는 ELS와 비슷한 구조의 파생상품이지만, 기초자산이 금, 원유, 원자재 등의 상품이나 환율을 포함한 금리 등이다.

◆ ELS·DLS 청약률 30% 미만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국내 10개 증권사의 증권 발행 실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달 들어 이날 현재까지 10개 증권사는 총 2조9168억원을 목표로 ELS 및 DLS 공모에 들어갔으나 실제 모집액은 전체 모집액의 25.8%인 7530억원에 그쳤다.

삼성증권은 이달 들어 ELS와 DLS 44종을 발행해 총 1800억원을 모집했지만 실제 청약된 자금은 262억원으로 청약률은 14.5%에 불과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청약률도 각각 14.9%, 15.6%에 머물렀다.

청약률이 낮아 발행이 취소된 경우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일 50억원, 100억원 규모로 DLS를 발행했지만 각각 청약률이 0.9%, 1.22%에 그쳐 발행을 취소했다.

ELS와 DLS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발행 규모도 급감했다. 지난 7월 한 달간 ELS 발행 규모는 2조5007억원으로 지난 3월(4조7666억원) 이후 4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DLS도 지난 7월 발행 규모가 1조1550억원으로 전달보다 2000억원가량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계속 줄고 있다. 지난 2월만 해도 DLS 발행 규모는 3조1000억원을 넘어섰었다.

◆ 원금 손실 우려 부각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 또는 특정 종목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사전에 정해진 조건으로 조기 및 만기상환 수익률이 결정된다. 조건은 천차만별이지만, 인기를 끈 ELS의 상당수는 주가가 가입 시점의 40~60%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경우 연간 10~20% 이상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주가가 이 범위를 벗어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올해 1분기 건설, 조선, 화학 종목의 실적이 악화된 이후 주가가 급락하자 ELS 기초자산 중에서도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간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는 종목이 나왔다. GS건설(006360)은 작년 말 5만7300원 하던 주가가 지난 6월 12일 2만6750원까지 떨어지며 53.3% 하락하기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올 들어 51.1% 떨어졌다. ELS 기초자산으로 많이 편입된 롯데케미칼·한진해운등도 올 들어 한때 50% 넘게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금·은·석유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DLS도 원금 일부를 잃을 우려가 커졌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보통 ELS는 조기상환 물량이 재투자되면서 발행량도 느는데 주요 상장사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조기상환 물량도 줄어들고 청약 미달로 증권사들도 발행을 최소화하면서 전체적으로 규모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DLS 시장도 원자재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확신이 부족한 상태여서 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만기까지 기다려야

ELS와 DLS 투자로 원금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들은 만기일이 되기 전까지 주가가 상승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만약 지금 환매한다면 손실분에 중도 환매 수수료까지 떠안게 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절반 정도를 환매해 현금화하고 절반은 만기까지 지켜보는 전략도 나쁘지 않다"며 "과거 KT 등 통신주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는 최근 통신주 상승으로 3년 만에 50~60% 수익을 내고 만기상환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